<문화> 코로나19 등장에, 온라인 게임도 두둥등장! (한성대신문, 556호)

    • 입력 2020-05-2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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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0-05-24 13:48



<편집자주>

친구들과의 만남, 배낭 하나 메고 떠나는 여행, 운동장에서 축구 한 판….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평범한 일상들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가 빼앗았다. 직장인들이 재택근무를 하고 학생들이 온라인 강의를 듣는 모습은 익숙한 일상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그 속에서 ‘온라인 게임’은 무료한 우리의 일상을 달래주고 있다. 사람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한 ‘언택트(Untact)’ 생활 속에서 온라인 게임으로 그리운 일상을 채우기 시작했다. 모니터 안의 가상세계를 넘어 연대감과 소통까지, 우리네 일상 속에 스며든 온라인 게임을 자세히 들여다봤다.



모여봐요, 온라인 게임 속에서

▲자유로운 게임 시스템이 특징인 ‘모여봐요 동물의 숲’의 표지다. 사진 출처 : 닌텐도 공식 사이트

온라인 게임은 여타 놀이와는 다른 매력을 갖고 있다. 문을 열고 다른 세계로 넘어 간다거나,하늘을 날아다니면서 마법을 쓰는 등 온라인 게임에선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시공을 초월하는 게임 속 공간은 코로나19 속 색다른 일상으로 거듭났다.

지난 3월, 용산의 한 쇼핑몰에는 사람들의 기나긴 행렬이 이어졌다. 닌텐도에서 출시한 ‘모여봐요 동물의 숲’ 게임을 사려는 사람들이 모인 것이다. 동물의 숲 주민이 된 플레이어는 돈을 모아 마을을 자유롭게 꾸밀 수 있다. 게임 속 마을은 손발이 묶인 현실과 달리, 자유롭게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하나의 세계다. 이장주(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 소장은 “온라인 게임은 일상생활의 결핍을 채워주는 콘텐츠다. 누구나 현실 같은 그래픽에서 소통할 수 있는 점이 인기의 요인”이라고 밝혔다.

온라인 게임은 소통의 장이 되기도 한다. 지난 5월 5일, 청와대는 어린이날을 기념해 온라인 건설 게임인 ‘마인크래프트’에 가상 청와대를 구축해 어린이들을 초청했다. 초청 영상에서 게임 캐릭터로 변신한 대통령은 모니터 너머로 어린이들에게 환영의 메시지를 전했다. ‘모여봐요 동물의 숲’ 역시 다른 플레이어를 마을에 초대해 만남을 가질 수 있다. 심지어 게임 속에서 결혼식이나 생일파티를 열기도 한다. 현실의 오프라인 모임을 온라인 게임이 대신하고 있는 것이다. 이 소장은 “온라인 게임을 통한 행사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소외감을 느꼈을 사람들에게 타인과의 연결감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전했다.

한편 온라인 게임은 다양한 콘텐츠와 만나 시너지를 내고 있다. 유명 온라인 게임 ‘포트나이트’에선 래퍼 트래비스 스캇(Travis Scott)의 온라인 콘서트를 진행했다. 게임 내 사운드 공유 시스템을 통한 생동감 넘치는 노래와, 현실에선 불가능할 신기한 연출은 음악과 게임의 다채로운 조화를 보여줬다.

이처럼 온라인 게임은 플레이어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유로운 시스템을 가지며, 소통의 빈자리를 메꾸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다른 문화 콘텐츠와 융합하여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는 등 코로나19 속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이 소장은 “온라인 게임은 플레이어가 직접 주인공이 돼 여러 사람과 즐길 수 있다는 것에 최적화돼 있다. 앞으로 온라인 게임을 생활 속 중요한 문화로 받아들이고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온라인 게임의 발전을 전망했다.

이젠 온라인으로 승부한다

▲롤챔스 결승전에서 우승한 T1 선수들이 다 함께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사진 출처 : 라이엇 게임즈

코로나19라는 악재 속에서 각종 스포츠가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등 인기 스포츠 리그는 연기됐고, 국내 배구 리그와 프랑스 축구 리그는 조기 종료됐다. 일부 스포츠 리그가 점차 재개되고 있지만 선수를 직접 볼 수 없는 탓에 예전과 같은 현장감을 느끼긴 어렵다. 이런 상황 속에서 가뭄의 단비 같은 리그가 있으니, 바로 ‘e스포츠 리그’다.

e스포츠는 온라인 게임으로 승부를 겨루는 경기다. 적절한 기기와 네트워크만 있다면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누구나 경기를 즐길 수 있다.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롤챔스)’는 2018년부터 결승전을 제외한 경기를 ‘롤파크’라는 전용구장에서 진행했다. 하지만 올해에는 개막일을 늦추는 대신 전면 무관중 경기로 진행했다. 또한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자 스포츠에 목말라 있는 팬들을 위해 높은 유연성과 신속성을 보였다. 3주가 채 안 된 시간에 대회 방식을 바꿔, 각 팀 숙소에서 경기를 진행한 것이다. 그 결과 롤챔스 평균 시청자 수는 전 시즌 대비 11만 명 이상 증가했다. 다시금 무관중으로 진행된 결승전 최고 시청자 수는 약 292만 명이었다. 둘 다 역대 최고기록이었다.

롤챔스를 통해 언택트 리그의 경쟁력이 입증되자, 무기한 연기됐던 다른 게임 리그도 재개를 예고했다. 최은경(전남과학대학교 e스포츠과) 교수는 “e스포츠는 선수와 최소한의 공간만 있다면 경기를 펼칠 수 있다. 팬들도 서로 네트워크로 충분히 연결될 수 있어, 모이는 것을 피해야 하는 코로나19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선수와 팬이 온라인에서 만나는 게임 소통 콘텐츠도 e스포츠의 인기에 한몫하고 있다. 선수들은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팬과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실시간 연습이나 경기장면을 팬들에게 보여주고 서로 의견을 나누기도 한다. 또한 점차 많은 팬들이 선수의 개인방송과 함께하고 있다. e스포츠의 대표적 소통 플랫폼인 트위치의 4월 시청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2배 증가한 249만 명을 기록했다.

코로나19라는 어둠에서도 e스포츠는 밝게 빛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뉴즈는 2020년 e스포츠 산업의 시장 규모가 올해 말까지 전년 대비 10.6%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최 교수는 “지금의 10~20대가 이끌 어 가는 e스포츠 문화는 e스포츠 세대와 스 포츠의 미래에 대해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김대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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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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