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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 : 정보연(ICT 3)] 고양이 강지환 가만히 너른 달빛 아래 나지막이 다가와 러그 위를 맴돈다. 무심한 발끝, 소리 없이 옮기며 어둠의 주인이 된 듯이 선다. 잠든 창가를 차지한 그 눈. 커다란 틈 사이로 투명히 파고든다. 푸른 향기를 헐떡이며 하루의 끝을 물고...

  • 2025-12-08 00:24

제40회 한성문학상 시 부문 응모작들을 면밀하게 읽었다. 각각의 작품들은 특별하게 고유했다. 자신만의 생각과 그것의 표현을 통해 시적 대상을 노래했다. 심사를 하면서 확인한 것은 한 편의 시의 탄생은 새롭게 감각한 내용의 출현이면서 동시에 진전된 사유의 개진이라는 점이었다. 이와 같은 시의 몫과 역할로 인해 이 세계는 이전보다는 훨씬...

  • 2025-12-08 00:01

강지환(사회과학 4) 시를 쓸 때의 가장 큰 어려움은 역시 창의성이었습니다. 막연한 마음가짐으로 쓴 시들은 제가 생각해도 오글거리거나 와닿지 않는다는 느낌이 강해서 쓰고 지우기를 반복했습니다. 난 왜 못 쓰지? 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못 한다는 키워드가 머리에 강렬하게 남았습니다. 내가 못 하는 게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 2025-12-08 00:01

[삽화 : 정보연(ICT 3)] 메리, 메리 프랑켄슈타인. 윤승희 나는 메리 곁에서 떠나야 한다. 원래는 메리를 죽여야 했다. 하지만 메리가 했던 가벼운 행동 하나 때문에 나의 칼끝이 떨렸다. 나의 살해 계획은 몇 번이고 엎어지고 다시 이어지기를 반복하다 결국 실패로 끝났다. 메리는 나와 아주 오랜 시간을 보낸...

  • 2025-12-08 00:01

미디어 스토리텔링이 일상을 지배하는 문화적 지형에서, 서사의 본령에 충실하면서 울림을 주는 이야기를 만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으로 응모작들을 마주했습니다. 대체적으로 향유자가 아닌 생산자로서 독자들을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전략에 대한 인식과, 기본에 충실한 글쓰기 경험이 부족하다는 아쉬움이 있었으나, 창작을 향한 열정들을...

  • 2025-12-08 00:01

윤승희(인문 3) 글을 쓸 때마다 창작이 무엇인지, 제가 쓰고 간 글에는 뭐가 남는지 고민하게 됩니다. 창작의 과정이 온전히 작품과 저의 시간이지만, 작품이 세상 밖으로 나가고,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받기 시작한 순간부터 작품은 온전히 저의 소유가 아니고 독자와 함께 만들어 나가는 것입니다. 제가 어떤 의도로 만들었든, 제...

  • 2025-12-08 00:01

 홍서영(ICT 2) 작품 핀다를 구상하며 가장 먼저 떠올린 단어는 평화였습니다. 평화는 우리가 모두 갈망하지만 그 의미는 추상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단어를 떠올리며 평화란 무엇이고 그것이 실재한다면 어떤 모습일지 고민했습니다. 그러다 자연스럽게 첫 문장이 떠올랐고 이후에는 이미지를 연상하며 문장을...

  • 2024-12-16 00:03

이번 제39회 한성문학상 시 부문에 총 64인의 320편을 맞았다. 이들은 우리 곁에 시가 있으며 그 시는 그 누구의 것도 아닌, 우리가 쓰고 우리가 읽는 것이라는 사실을 온전히 증명하는 물증이라 하겠다. 유년 시절의 꿈 또는 치기, 사춘기의 낭만 또는 센티멘털 등이 남아있기도 했고, 여기에 청년기의 고독 또는 패기가 얹어지기도 했다. 대체로 행과...

  • 2024-12-16 00:03

 [삽화 : 오민지(동양화 3)] 핀다 홍서영 장미라는 꽃에는 분명 가시가 돋쳐 있지요. 그러면 철조망에도 언젠가 꽃이 필 겁니다. 누가 뭐라 해도 아무렴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꽃은 피어나기 위해 허락을 구하지 않으니까요. 철조망은 제 몸을 긁으며 꽃을 털어내려 하겠지만 꽃은 분연히...

  • 2024-12-16 00:03

 이정유(패션 4) 올해는 유난히 길게 느껴졌다. 반복되고 단조로운 일상이 나를 괴롭혔고, 그 시간과 지루한 싸움을 이어가야만 했다. 그러나 그 과정을 통해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었으며, 이번 소설도 그러한 성찰 속에서 탄생한 것 같다. 그래서인지 이전보다 더욱 진실하고 치열하게 소설을 쓸 수 있었다. 내가 처음 소설을...

  • 2024-12-16 00:03

제39회 한성문학상을 어떤 방법으로 심사해야 이 상의 권위에 맞는 수상자를 고를 수 있을까? 심사위원은 스스로 묻고 답했다. 심사위원은 응모작을 모두 읽고 폭로 _이정유, 마라톤 _김재헌, 소원의 굴레 _김민상 세 편을 다시 읽으며 본심에 들어갔다. 폭로는 서사의 구성이 치밀하고 설득력이 있다. 주제 또한 표절 규명이라는 명분이 확실하다....

  • 2024-12-16 00:03

 [삽화 : 정보연(ICT 3)] 폭로 이정유 신문사에서 화제의 신인 작가 J의 소설에 관한 칼럼을 작성해 달라고 했을 때, 나는 난처할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J는 대학 시절 나와 같은 문학 창작 동아리에서 활동했던 이였기 때문이었다. 마지막으로 그를 본 지는 대략 5년 정도 되었다. 물론, 내가 알던 J는...

  • 2024-12-16 00:02

제가 13년째 살고 있는 동네 길목은 눈 감고도 그릴 수 있습니다. 미용실, 수선집, 정육점, 말은 나눠보지 못했지만 익숙한 어른들의 얼굴에 주름이 지고 흰머리가 나는 것을 어느 순간 자연스레 알만큼 저는 그들을 자주 보고 살았습니다. 그리고 한성문학상에 투고할 시를 쓰려고 생각하다가 문득 그들의 삶은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2023-12-04 00:01

제38회 한성문학상의 시 부문 응모작들을 세심하게 읽었다. 무엇보다 젊은 학생들의 패기와 깊은 사유, 신선하고 탄력 있는 상상력을 접할 수 있었던 즐거운 시간이었다. 다만 활달한 사유와 상상력에 어떤 얼개 같은 것을 두어서 시상을 조금은 구심적으로 조직화했으면 어떠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전반적으로 있었다. 당선작 선정을 놓고 마지막까지...

  • 2023-12-04 00:00

수선집 이세현 골목 앞길을 지키고 있는 수선집 황씨 아저씨는 하루 종일 다리미로 꾹꾹 셔츠를 눌려펴다가 집에 가서는 누룽지를 팔팔 끓여 대충 먹고는 잠에 든다 다 헤진 메리야스가 매주 전화가 온다던 딸이 재작년 겨울부터 오지 않는 일을 알려주었다 송송 구멍이 뚫려 있는 아저씨의 가슴팍에 어둑한...

  • 2023-1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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