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평> 꿈을 먹고 사는 사람들 (제14회 사진공모전)

    • 입력 2020-06-1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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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0-06-14 22:34

<한성대신문사>가 주최하는 사진공모전이 올해로 벌써 14회나 됐다니 놀랍습니다. 응모작품도 예년보다 늘어 227점이 응모됐습니다. 나날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는 것 같아 한 명의 사진가로서 반갑고 기쁩니다. 사진작품을 통해서나마 한성대 학생들을 만날 수 있어서 무척 기대가 되고 흥미로웠습니다.

전반적으로 일반 공모전 작품들과는 달리 무척 소박하고 순수하다는 인상을 주었습니다. 조금 아쉬운 생각이 드는 건, 주제가 특정되지 않은 자유작이라 젊은 학생들답게 참신한 아이디어와 재치가 묻어나는 창의적인 작품들이 많지 않을까 내심 기대를 했었는데, 대부분 사고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 평이한 풍경사진이 많다는 점 때문이었지요.

좋은 사진이란 무엇일까요? 사진을 찍으려면 남다른 감성이 있어야 함은 물론, 의도한 대로 표현해 낼 수 있는 기술적인 테크닉도 필요합니다. 그렇지만 노출과 포커스가 잘 맞고, 테크닉이 훌륭하다고 해서 좋은 작품이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피사체를 통해 자신의 느낌이나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가장 효과적으로 표현해 낸 사진이 ‘좋은 사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신만의 이야기를 담아낸 창의적인 사진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작품을 만들기란 프로작가들한테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 어린 학생들 작품에서 그런 수준을 요구하는 건 어쩌면 지나친 기대일 수도 있습니다. 때문에 이번 심사는 소소한 일상의 모습이라도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내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이는 작품을 찾는 데 주안점을 뒀습니다.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유승원(기계 2) 학생의 <내 손 안에 제주도>와 가작으로 선정된 이지오(패션 3) 학생의 <조용함> 모두 소박한 시각으로 접근해 순수함이 느껴지는 작품으로, 높은 수준의 작품성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응모작들 보다는 자신만의 개성 있는 시각으로 이야기를 담아보려는 노력이 엿보이는 작품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평한다면 <내 손 안에 제주도>는 노출이나 포커스, 구도 등 테크닉 측면에선 부족함이 없는 솜씨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내용적인 면에선 성산일출봉의 멋진 풍경을 그대로 담아가고 싶은 마음을 소품을 이용해 재치 있게 표현한 아이디어가 돋보였습니다. 옅은 심도로 인해 전체 배경이 아웃 포커스가 돼 주제가 배경에 묻히지 않고 입체감을 살린 점도 아주 좋았습니다.

<조용함>은 제목 그대로 일상의 평온함이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특별할 것 없는 생활 속 풍경이지만 마치 정물화를 보듯 안정감 있게 생활소품들이 배치돼 있습니다. 색감 또한 따뜻하고 부드러움이 느껴져, 볼수록 마음이 차분해지고 정감이 가는 작품입니다.

우리는 디지털사진의 홍수 속에 살고 있지만, 사진 한 장의 가치와 무게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지요. 사진 한 장이 역사를 바꾸고 사회변혁의 기폭제가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굳이 거창한 의미부여가 아니라도 사진을 찍는 이유는 충분할 것입니다. 항상 아름다움을 찾아 아름다움을 품고 사는 사진가는 꿈을 먹고 사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 사진공모전에 출품해주신 모두에게 사진의 의미와 가치를 다시 한 번 곱씹어 보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건강하고 아름다운 삶을 위해서.

<직 위>

대한민국사진대전 초대작가 / 심사위원

서울특별시사진대전 초대작가 / 심사위원

한국사진작가협회 자문위원 / 촬영지도위원

서울시 시민청 문화기획분과 운영자문위원(전)

북경 751 중·한 문화교류중심 한류사업단장(전)

세계한인재단 문화예술분과위원장(전)

<활동경력>

'86아시안게임, '88서울올림픽 공식 보도사진가(서울올림픽기록화보 작품수록)

그리스 헤라신전 올림픽성화 채화식 기록촬영(1988)

중국연변자치주성립 40주년기념행사 공식단독취재 -조선일보전면특집화보게재

조순 전 서울시장 동북아3개국 순방 기록사진첩 제작(1995)

전자정부(2004), 서울시공무원교육원(2011~2014), 서강대CRO최고위과정(2017), 세종연구소(2017~2018), 통일부통일교육원(2019) 사진특강

대한민국사진대전, 경기도사진대전, 서울시주최 사진공모전 등 각종 전국사진공모전 심사위원장 및 심사위원 역임

배병수 사진작가

아쉬운 작품들

잊어버린 빛 | 김지우(기계 3)

정적과 단절사이 | 박우림(뉴미디어 3)

노란 부산 | 성지희(인문 1)

베스트 프렌드 | 우예린(패션 4)

우간다에서 만난 남매 | 허예정(패션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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