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산에 올라> 마음에 귀 기울일 때 (한성대신문, 560호)

    • 입력 2020-10-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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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0-10-18 00:56

선선한 바람과 일교차가 큰 날씨는 우리에게 가을이 왔음을 알려준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가 우리의 생활을 덮친 후 벌써 3번의 계절이 바뀌어고 우리의 생활도 변했다. 감염을 차단하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단계별로 시행되면서 우리는 서로를 위해 거리를 두었고, 자연스레 만남이 줄어들었다. 우리는 코로나19 이전의 당연하게 누리던 것이 당연하지 않은 것이었음을, 평범하게 누리던 일상이 소중한 것이었음을 깨달았다.

“되도록 외출과 모임을 삼가세요.” 코로 나19 이후 뉴스에서 매번 등장하는 단골 멘트다. 집에서 홀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우울감과 무기력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거리두기가 지속되는 사이, 사회 혹은 관계에서 자신을 고립시키는 사람이 늘어난 것이다. ‘코로나 블루’라는 용어가 생겨났을 정도로 많은 사람이 우울함을 경험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 블루는 청년에게 더욱 큰 영향을 미쳤다. 국내 자살예방 상담건수는 작년 대비 78% 이상 증가했고, 20대와 30대의 우울증 진료건수는 20%, 고의적 자해 발생 수는 80% 이상 증가했다. 정창현 전문의는 “2030세대가 코로나19 이후 취업 어려움과 줄어든 대인관계로 인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라며 "혼자 사는 인구가 많은 청년층이 마음 건강을 챙기기 쉽지 않다"라고 전했다.

더 나아가 ‘코로나 레드’를 경험하는 사람도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 레드는 코로나19에 따른 스트레스 과부하, 경제적 위협 등으로 우울감이 짜증과 분노로 변화한 심리 상태를 뜻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예정되어 있던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무산되고 손해를 보게 되면서 스트레스가 분노를 야기하는 것이다. 대중교통 내에서 마스크를 벗는 등 고의로 방역수칙을 어기는 사람의 행동도 코로나 레드의 심리 상태와 관련이 있다.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거리두기와 같은 물리적인 예방 방안이 나온 것처럼, 우리의 마음속에 퍼지는 심리적인 감염을 예방할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돌보며 지혜롭게 코로나19에 대처하자.

이정현(인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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