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화정> 동네의 再발견 (한성대신문, 561호)

    • 입력 2020-1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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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0-11-15 11:48

서울을 방문하는 외국인은 복잡한 빌딩 숲 안에 궁궐과 역사의 흔적이 남아있다는 것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역사도시 서울을 상징하는 흔적은 성곽과 4대문 안 5대궁에 남아있다.

우리학교가 있는 삼선동은 북촌과 서촌만큼 서울에서 역사의 정신적 가치를 가지고 있는 동네이다. 여기 오래 살았던 사람은 삼선동이 서민의 삶을 담고 있는 동네라는 것에 이의를 달지 않는다. 특히 168채 주택이 모여 있는 삼선동 장수마을은 낙산 자락 구릉지에 천막과 판자로 지은 무허가 주택이 그대로 마을을 형성한 동네다.

아주 오래전에 우리학교에는 수영장이 있었다. 이름은 낙산 수영장이다. 당시 한성여고가 있었던 곳(현 한성대학교 자리)이고 현재는 한성대학교 공학관과 상상빌리지가 들어서 있다. 한성대 구성원 중에도 학내에 낙산수영장이 있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1986년에 사라졌기 때문이다.

2020년 초까지만 해도 학교 정문 앞에는 한아름, 대학분식, 윤가네, 승리장, 카피랜드 같은 오래된 가게들이 있었다. 지금은 재개발로 인해 천막에 싸여있다. 철거되고 재개발돼 동네가 발전하는 것에 대해 기대하는 사람도 많다. 우리학교가 수십 년 동안 좁은 통학로에 갇혀있었던 부분이 해소되는 건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긴 역사를 간직한 동네의 형태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허탈하다.

현대건축의 거장인 르 꼬르뷔지에는 자신의 저서 ‘건축을 향하여(1923)’에서 “건물은 주거를 위한 기계”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건물은 주거를 위한 기능적 공간이기에 기능에 충실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건물은 단순한 기계가 아니다. ‘주거’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일정한 곳에 머물러 삶’이라고 적혀있다. 주거는 단지 머물며 살고 있는 건물뿐만 아니라 그 주변의 동네까지 포함하는 포괄적인 의미임을 알 수 있다.

현시대가 요구하는 동네에 대한 의식은 단지 주거공간을 늘리고 주차장이 완비되며 길이 넓어지는 편리성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뉴욕의 현대도시 계획에서 ‘시간과 공간의 관계성’이라는 도시 계획과 건축의 새로운 전통을 실현시킨 ‘로버트 모지스’처럼, 성곽의 역사성과 우리 민족의 삶의 터전에 담긴 숭고한 뜻이 숨어있는 삼선동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이주형(ICT디자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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