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예방하지 못하는 예방교육 (한성대신문, 564호)

    • 입력 2021-03-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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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1-03-01 13:51

요즘 배구계가 학교폭력 문제로 시끄럽다. 지난 2월 10일 네이트 판에 여자 배구계의 스타선수 이재영·이다영 자매의 학교폭력 폭로 글이 올라왔다. 이후 남자부 선수 송명근·신경섭 선수가 학교폭력 논란에 휩싸였고, 박상하 선수도 학교폭력 피해자가 쓴 글에 사죄하며 은퇴를 했다.

학생선수 간 학교폭력은 일반학생 간 학교폭력보다 더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지난 2019년 2월, 국가인권위원회가 초·중·고 학생선수를 대상으로 조사한 인권 상황에 따르면 15.7%가 언어폭력을, 14.7%가 신체폭력을 경험했다. 같은 해 학생선수 아닌 일반학생의 학교폭력은 초등학교 1.8%, 중학교 0.3%, 고등학교 0.2%로 나타났다.

심각한 상황에도 학생선수 학교폭력 예방교육은 형식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대부분의 학교가 인권위나 교육부에서 배포한 가이드라인을 참고해 자체적으로 교육을 진행한다. 내부 인력이 강의를 하다보면 교육이 형식적으로 진행되기 마련이다. 유명무실한 예방교육을 벗어나 더 체계적이고 받아들이기 쉬운 예방방안이 필요하다.

경상남도 교육청은 지난 2월 ‘학생선수 폭력 예방 방안’을 마련했다. 경상남도 교육청은 찾아가는 예방교육 강화로 학생선수가 대상인 학교폭력 실태 전수조사 및 표본조사를 하고, 학생선수, 학부모, 지도자를 대상으로 학기별 1회 예방교육 연수를 실시한다. 실제로 일반학생을 대상으로 한 학교폭력 전수조사가 정례화 된 후 학교폭력이 크게 줄었다. 전수조사 그 자체로 예방 및 점검효과가 있는 것이다. 또한 학생선수는 소수의 동료선수, 지도자, 학부모에게 대부분의 생활을 의존하기 때문에 교육 대상의 다각화를 통해 학교폭력 예방에 도움을 준다.

세계적인 공격수 김연경의 국내무대 복귀로 배구계는 황금기를 맞이했다. 인기를 구가하는 배구계와는 반대로 배구선수의 성장과정 뒤에는 학생선수 폭력이 존재한다. 이제는 예방교육을 통해 선수가 옳은 가치관을 가질 수 있게 힘써야 한다. 코치와 학부모도 마찬가지다. 이번 일을 계기로 체육계는 암울한 이면을 떨치기 위해 노력해야한다.



박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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