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본교 교직과정 2023년부터 폐지된다 (한성대신문, 565호)

    • 입력 2021-03-22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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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1-03-22 23:03

학생 "교직과정 폐지 사실 몰라", 본교 "교직과정 폐지 어쩔 수 없어"

지난 2월 23일, 본교는 5주기 교원양성기관 역량진단(이하 교원평가)에서 E등급을 받아 2023년부터 교직이수 제도를 시행할 수 없게 됐다. 본교 교직과정은 융복합디자인학부와 회화과에서 이뤄지고 있다.

교직과정 폐지 사실을 몰랐던 학생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학생은 “본교가 5주기 교원평가에서 E등급을 받은 사실을 교육부가 발표한 2020년 교원평가 자료를 통해 알게 됐다”며 “학교 소식을 학교가 아닌 다른 매체에서 찾아봐야 된다는 점이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채유진(서양화 3) 회화과 정학생회장은 “본교에 따로 전달받은 것이 없다. 대부분 폐지 사실을 모를 것”이라며 “나 역시 뉴스기사를 통해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경택(컴공 4) 총학생회장은 “본교에게 결과를 전달 받아 알고 있었다”며 “교직과정이 폐지돼 아쉽다”고 말했다.

교원평가는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교원양성기관의 교육여건, 교육과정, 성과 등의 분야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5주기 교원평가는 교직과정이 진행되는 4년제 대학(교대·교원대 제외) 총 154개교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교육부는 교원평가 결과에 따라 2023년까지 교원양성정원 3,200여 명이 감축된다고 발표했다.

대학은 평가 결과에 따라 A~E까지 등급이 매겨진다. 교원평가 등급기준은 ▲A등급(800점 이상) ▲B등급(700점 이상) ▲C등급(600점 이상) ▲D등급(500점 이상) ▲E등급(500점 미만)이다. 대학은 평가 결과에 따라 선발학생 유지(A·B등급), 선발 학생 30% 감축(C등급), 선발 학생 50% 감축(D등급), 교직과정 폐지(E등급) 등을 진행해야 한다.

5주기 교원평가에서 가장 낮은 평가를 받은 영역은 교육여건이다. 세부 지표로는 ▲교과교육과목 전임교원 확보율 ▲교과교육과목 교수자 전공일치도 ▲교직이론과목 전임교원 확보율 등이 있다. 해당 항목은 지난 4주기 교원평가에서도 동일한 낮은 점수를 받은 바 있다.

본교는 전공 교강사 확보가 어렵다고 밝혔다. 장선영(상상력교양대학 자율교양학부) 교수는 “교수가 미술 및 디자인 대학에서 교직과목을 강의하기 위해선 미술교육학박사 및 디자인교육학박사를 취득해야 한다”며 “해당 전공 교육학박사 과정을 이수한 교수를 찾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웠다”고 말했다.

교직과정은 교원임용률 및 관련 분야 취업률 지표에서도 낮은 점수를 받았다. 본교는 매년 교원 수가 계속 감소하고 있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교원평가에서는 예비교사가 자격을 취득해 임용고사에 합격한 후에 최종 교사로 임용됐거나, 사립학교 정교사로 채용됐을 경우만 교원임용으로 인정한다. 장 교수는 “학생에게 임용고사대비반, 특강, 선·후배 멘토링 등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며 “학생이 취업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본교의 교직이수 선발자 수가 교직이수자 승인인원 수에 도달하지 못하는 것도 낮은 점수를 받은 원인이다. 본교 2018학년도 본선발자는 ▲승인인원 수 59명 ▲선발자 수 27명이며, 2019학년도 본선발자는 ▲승인인원 수 6명 ▲선발자 수 4명이다. 2021학년도 본선발자는 ▲승인인원 6명 ▲선발자 수 4명이다.

본교 홈페이지에 올라온 2021학년도 교직과정 공지는 교직과정 이수예정자 선발 결과 안내 글 2개뿐이다. 채 회장은 “본교에 교직과정이 있다는 사실을 신입생 오티 때, 선배 소개로 처음 알게 됐다”며 “그 이후로 들어본 적이 없고 다른 학생도 대부분 모른다”고 말했다.

한국교육개발원 관계자는 “교직이수자 수의 미달이 지속되면 교원평가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교직과정 이수자가 소수 인원일 경우, 다양한 교직과정 수업을 개설하는 것이 어려워 교육과정 지표에서 낮은 점수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김지호(상상력교양대학 교학팀) 차장은 매우 적게 뽑는 디자인 과목 교원 수를 미달의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디자인 분야는 교원을 거의 뽑지 않는다. 트랙제 이전에는 디자인대학 학생이 회화과와의 복수전공을 통해 미술 교사 자격증을 땄다”며 “지금은 불가능해지면서 지원수가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 차장은 학생이 교직과정을 이수할 경우 들어야하는 전공 강의 수가 다른 학생에 비해 많은 점도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학생은 교직과정까지 전공을 7개를 들어야 하기 때문에 부담감을 느끼는 학생이 많다”고 말했다.

D등급을 받았던 4주기 교원평가 당시 본교는 50%보다 더 많이 정원을 감축했다. 장 교수는 트랙제 도입으로 교직이수 선발자를 어쩔 수 없이 감축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2017년도 트랙제가 도입되면서 대부분의 트랙이 학생 선택에 의해 정원이 정해지지 않은 형태로 운영됐다”며 “교육부는 학과별로 정원이 있어야만 교직 승인인원을 부여한다. 트랙제를 운영하고 있는 본교에선 교직과정을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해 승인인원을 감축했다”고 설명했다.

본교는 2023년부터 사라지는 교직과정을 대신해 새로운 방안을 모색 중이다. 장 교수는 “23학번 이후에도 학생이 대학 졸업 후 양성형 교육대학원에 진학할 경우 선수이수과목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일부 교직과목을 일반선택 과목으로 운영하겠다”며 “23학번 이후 현재 운영 중인 2개의 교직 자격증과 관련해 양성형 교육대학원에 진학하는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본교는 현재 교직과정 결과에 대해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은 상태다. 김 차장은 “교직과정 폐지 사실을 따로 공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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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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