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우리가 몰랐던 달의 이면들 (한성대신문, 516호)

    • 입력 2016-09-21 12:10

이미지 출처 : 위키피디아

우리나라에는 추석날 밤, 달을 보고 달집을 태우는 풍습이 있다. 사람들은 옹기종기 모여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춤을 추기도 한다. 이들에게 달은 항상 밤을 밝혀주는 신이며, 하나의 인격체다.
하지만, 달이 지구의 위성이라는 것이 밝혀진 지금, 인류에게 달은 더 이상 주술적인 존재가 아니라, 우주에 과학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하나의 창구가 되고 있다. 인류가 달에 도착하면서는, 달이 인류 진보의 상징이 되기도 했다. 과연 지금까지 과학은 달의 이면들을 얼마나 많이 포착했을까?
 
지구의 위기로 형성된 달
달의 탄생에는 많은 가설들이 존재했다. 하지만 달 탐사 성공과 더불어 달의 탄생 과정을 보여주는 여러 자료들이 등장하면서, ‘거대충돌설이 가장 유력한 가설이 되었고, 나머지 가설들은 사장되었다.
거대충돌설은 지구에 다른 화성 크기의 거대한 별이 충돌하면서 떨어져 나온 지구의 표면 조각이 달이 되었다는 가설이다. 이에 따르면 당시 지구는 엄청난 충격에 산산조각날 수 있었지만, 오히려 지구의 크기가 더 성장하고 달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이러한 가설이 설득력을 얻게 된 것은, 달의 성분과 지구 표면의 성분이 비슷하다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구 표면에서 떨어져 나온 덕에 달의 중심에 무거운 물질이 별로 없다는 것도 밝혀지면서, ‘거대충돌설에 더욱 힘이 실리게 되었다. 이강환 서대문자연사박물관장은 월석의 크기 대비 무게와 비교해서, 달의 크기 대비 무게가 별로 크지 않다. 때문에, 달의 내부에는 무거운 물질이 별로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원리를 설명했다.
 
점점 멀어져가는 달
동양에서 태양과 달은 각각 의 상징이다. 달과 태양의 실제 크기를 생각하면, 같은 급의 상징물이 될 수 없을 것 같지만, 공교롭게도 이 둘이 비슷한 크기로 보이는 위치에 달이 있기 때문에 달과 태양은 동등한 상징물이 되었다. 하지만 인류가 출현하기 전에는 달이 태양보다 훨씬 크게 보였다. 달이 지구에서 조금씩 멀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달이 멀어지는 이유는, 지구와 달의 인력 때문에, 양쪽의 자전 속도가 모두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렇게 자전속도가 줄어들면 각 운동량 보존 법칙에 따라 서로의 거리가 멀어질 수밖에 없다. 이 관장은 이 법칙은 어떤 회전체의 질량과 속도, 반지름의 곱이 항상 일정하다는 물리학 법칙이라며, “지구와 달의 자전속도가 줄어들면 두 물체의 질량이 일정하기 때문에, 반지름에 해당하는 둘 사이의 거리가 점점 증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달은 1년에 38mm씩 지구에서 멀어지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는 발생하지 않겠지만, 언젠가는 달이 지구의 영향권에서 이탈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
 
우주과학의 전초기지
인류가 달에 도착하고 위와 같은 사실들이 밝혀지면서 달은 더 이상 신비하지 않은 존재, 정복된 존재가 되었다. 물론, 오늘도 달은 지구의 든든한 우방이지만, 과거처럼 베일에 싸인 매력은 없어져버렸다. 현재 학계에서 달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이 관장은 달은 천문학의 영역에서 제외되었지만, 우주과학 연구에 있어서는 중간기지로써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우리가 가볼 수 없는 천체와 현상을 다루는 천문학과 달리, 우주과학은 우리가 실제로 갈 수 있는 곳까지를 다룬다. 달에 전진기지를 설치하면 태양계와 우리 은하에 대해서 더욱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우주과학에서 달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위에서 알아본 것처럼, 달은 계속 그 위치에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오늘도 우리에게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 그리고 달에 대한 사실들이 하나하나 밝혀질 때마다 달의 의미도 점점 변화해간다. 앞으로의 달은 또 어떤 이면을 우리에게 보여줄 것인가? 그리고 어떤 의미로 우리에게 다가오게 될까?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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