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학송> 사도(邪道)로 내몰린 대학 언론 (한성대신문, 573호)

    • 입력 2021-1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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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1-12-06 01:38

‘제1282호 종이신문 배포가 중단됐습니다. 학교 본부로부터 일부 기사에 대한 수정 요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난 22일 숭실대학교 학보사 ‘숭대시보’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된 사과문의 일부다. 지난 10월 27일에 숭대시보 소속 기자 전원이 해임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숭실대학교 『신문·방송국 규정』 제7조 3항, ‘주간은 신문방송위원회의 위원장이 되며, 각 언론기관의 임명직 임원에 대한 추천 및 임명권을 가진다’에 근거한 해임이었다.

하루가 지난 10월 28일, 숭대시보 기자단은 본부와의 합의 끝에 전원 복직됐다. 그러나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또다시 기사 내용을 검열당했으며, 결국 ‘예산 부족’의 명목으로 발행이 중단됐다. 언론 탄압의 사례는 수없이 다양하다.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슬쩍 들추기만 하더라도 자유를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언론을 숱하게 찾아볼 수 있다. 필자는 2021년 끝자락에 와 있는 지금까지도, 언론 탄압이 발생한다는 사실에 비탄을 금할 수 없다.

대학 언론에 몸담고 있다면, 한 번쯤 기사 내용의 수정을 요구당했으리라 짐작한다. 편집권은 지면의 어느 위치에 어떤 내용을 삽입할지 결정하는 권리다. 대학 언론의 3권 중 하나이며, 사외 그 누구도 내용 수정을 강요하거나 게재를 막을 수 없다. 사설을 자유롭게 실을 권리인 사설권과 학내구성원에게 신문을 자유로이 배포할 수 있는 배포권도 대학 언론에 귀속되어 있으며, 당연히 지켜져야 한다.

혹자는 ‘대학 언론이니 대학에 긍정적인 편향을 가져야 하는 것 아니냐’, ‘왜 긁어 부스럼을 만드냐’고 말한다. 동의할 수 없다. 대학 언론은 소속 대학의 발전을 위해 일한다. 대학 언론 본질은 본부와 학생회를 견제하는 것이다. 언론이 바로 서야 학생의 알 권리가 지켜진다. 대학 언론의 권리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학생의 권리 수호가 가능할 리 없다. 단지 대학 언론인뿐만 아니라 대학 사회 전체가 언론 탄압에 분노해야 하는 이유다.

『대한민국헌법』 제21조제1항은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고 명시한다. 언론은 ‘신문이나 텔레비전, 인터넷 등 매체를 통해 어떠한 사실을 밝혀 알리거나 어떤 문제에 대해 여론을 형성하는 활동’을 말한다. 헌법은 대한민국 국민의 권리 및 의무를 규정한 최고법이다. 헌법이 보장하는 자유지만, 지키기 위해 애써야 한다는 사실과 결국 자유를 빼앗겼다는 사실이 필자를 무기력하게 만든다.

고제규 <시사IN> 제6대 편집국장은 지난해 3월, ‘제11회 <시사IN> 대학기자상 - 특별상 심사평’을 통해 ‘심사위원들은 특별상 수상자가 없을 만큼 대학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대학 언론을 향한 탄압은 계속되고 있다. 숱한 외압을 견뎌내는 학보사 기자의 길을 그 누가 이해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도 정도(正道)를 걸어 나가는 이유는 단 하나다. 가감 없이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전달해 대학이 학생의 눈을 가리지 않도록 감시하는 것. 모든 대학 언론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리며, 참담한 마음을 추슬러본다.

신혜림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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