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산에 올라> 당신이 잠든 사이 (한성대신문, 576호)

    • 입력 2022-04-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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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2-04-01 17:34

새로운 해가 떠오른 지도 어느덧 석 달, 얼마 되지도 않은 시간 속 격변하고 있는 사회에서도 하루를 활기차게 여는 사람들이 있다. 남들보다 이른 아침을 열고 누구보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이들. 바로 22년 새롭게 떠오른 트렌드 ‘바른생활 루틴이’에 해당하는 이들이다.

작년부터 시작된 바른생활 열풍은 올해 역시 그 열기가 지속되고 있다. 아마도 열기의 시작은 ‘미라클 모닝’이며 그 주체는 MZ세대가 아닐까 싶다. 미라클 모닝이란 이른 아침에 일어나 독서, 운동 등을 하며 자기계발 시간을 가지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서 핵심은 ‘이른’ 아침에 있다. 하루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아침은 사실 정신없이 소비하는 시간 싸움의 장이다. 미라클 모닝은 이런 시간을 온전히 본인의 시간으로 바꾸는 것에 집중하며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흥미로운 부분은 미라클 모닝의 열풍을 가져온 MZ세대의 성향이다. 정치부터 경제에 이르기까지 온 세대의 관심을 한눈에 받고 있는 이 세대는 그들만의 새로운 사회를 열어가는 중이다. MZ세대에게는 그 무엇보다 자신을 중요시하면서도 남에게 과시하고자 하는 욕구를 강하게 드러내는 모순이 존재한다. 자기관리를 위한 바른생활은 바로 이런 성향을 파고 들어갔다. 그들은 자신만의 바른생활 루틴을 SNS를 통해 남에게 인증하면서도 이를 통해 쉽게 무너질 수 있는 새로운 습관에 대한 다짐을 바로잡는다.

새로운 세대와 그 세대에게 흥밋거리로 작용한 일종의 도전이 맞물리며 만들어낸 트렌드가 바로 ‘바른생활 루틴이’인 것이다. 분명 건강한 행동은 맞으나 그 방향성에 주목해볼 필요는 있다. 단순히 남에게 나의 바른생활을 과시하고 나 자신을 꾸며내기 위해 루틴을 강행한다면 오히려 본인의 몸을 상하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트렌드를 무조건적으로 따라가기보다는 자신의 행동 패턴을 우선적으로 되돌아보고 그에 따른 계획을 세워 진정한 ‘바른생활 루틴이’로 거듭나야 한다.

글을 마치며 이 칼럼을 읽은 당신께 바라는 것은 바쁜 현대사회 속에서 나 자신마저 잃어가지 말라는 것이다. 색을 잃고 있는 당신에겐 그 무엇보다 온전한 본인만의 시간이 필요하며 이 시간의 정답은 당신이 잠든 사이에 있다. 당신이 잠든 사이 깨어있는 새벽을 살아가는 이들의 색깔은 무엇일지, 또 그 안에 당신의 색은 무엇일지 궁금하지 않은가? 죽은 밤과 모두가 살아있는 아침 사이에서 본연의 정답을 찾길 바란다.

정지민(인문 2)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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