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산에 올라> 애플페이는 한국에 상륙할 수 있을까? (한성대신문, 578호)

    • 입력 2022-05-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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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2-05-15 23:10

‘애플페이(Apple Pay)’의 국내 도입은 아이폰 사용자들의 염원이다. 그래서인지 많은 이들이 대한민국의 독자적 신용카드 결제 규격인 KLSC(Korea Local Smart Card) 개발과 함께 드디어 애플페이를 한국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아 보인다.

최근 국제적으로 표준화돼가고 있는 비접촉 결제 서비스는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인 NFC(Near Field Communication)로 기기 간 정보를 송수신해 더 빠르고 안전하게 결제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는 IC 카드를 삽입하거나 마그네틱 카드를 긁어서 결제하던 기존의 방식과 다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러한 국제 정세와 다르게 금융당국의 뒤처진 대응과 단말기 보급 문제 등으로 인해 여전히 NFC를 지원하지 않는 구형 카드 단말기가 주로 사용되고 있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KLSC 규격의 개발로 결제 시장의 표준 규격 중 하나인 EMV(Europay, Mastercard, Visa)의 인증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와 기존의 단말기의 교체 비용을 지원하는 등 금융당국과 정부에서도 직간접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각종 매체에서는 애플페이가 국내에 도입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내놓고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KLSC가 EMV의 인증을 받아서 국내 NFC규격이 표준화되더라도, 해외결제 기능이 없는 국내 카드에만 서비스가 제한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이는 한국 시장에 한해 발행되는 카드의 절반 이상이 해외결제 기능이 포함된 카드라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애플이든 국내 금융당국이든 고작 25%의 아이폰 사용자를 위해 애플페이를 도입하고자 무작정 큰 투자를 하기는 난감한 상황으로 보인다.

2022년 현재, 국내 총생산(GDP)을 기준으로 10위권 내에 속한 국가 중 애플페이가 도입되지 않은 국가는 우리나라뿐이다. 한국이 전 세계의 IT 흐름에서 고립됨을 뜻하는 ‘IT 갈라파고스’화 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이해되는 대목이다. 국제표준에 맞추지 못한 독자적인 형태의 발전은 세계시장에서 고립될 뿐만 아니라 내수시장마저 위기로 빠트릴 수 있다. 쇄국정책을 지양하고 세계의 흐름과 발맞춰 나갈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박광수(컴공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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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고앙수
  • 2022-05-16 00:16:16

멋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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