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산에 올라> 표절 논란을 마주하는 우리들에게 (한성대신문, 580호)

    • 입력 2022-08-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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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2-08-29 00:00

음악, 그림과 같이 창작 분야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표절 논란은 수학 공식처럼 답이 정해진 문제가 아니기에 더욱 풀기 어려운 문제이다. 그렇다면 논란이 일어났을 때, 우리는 무엇을 중점으로 봐야 할까?

2022년 7월 14일 중국 SNS에 유명 브랜드 ‘디올(Dior)’의 치마가 중국 전통의상인 ‘마멘췬(馬面裙)’을 모방했다고 주장하는 글이 올라왔다. 이어 중국 유학생들은 디올 본사 앞에서 표절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하라는 내용의 시위를 진행하기도 했다. 디올은 논란이 된 치마를 중국 내 사이트에서만 삭제하고 별다른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그런데 우리나라 네티즌들은 오히려 시위를 벌인 유학생들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올해 2월 개최된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떠올려보자. 개막식을 봤다면 우리에게 익숙한 의상이 눈에 띄었을 것이다. 한 중국인 여성이 한복을 입고 댕기 머리를 한 모습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마치 중국의 전통의 상인 것처럼 당당한 태도를 지니며 등장했다. 상모돌리기, 윷놀이, 김장, 강강술래 등도 동계올림픽에서 선보여 우리나라 국민은 허탈함을 느끼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무시하는 태도를 내비쳤다. 처음 소개한 디올 표절 논란 사례와 중국의 동북공정 논란을 동시에 살펴보면 중국이 표절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상당히 이기적으로 보인다.

사람마다 느끼는 점은 다르겠지만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표절 논란이 일어났을 때 우리는 창작물의 유사함 정도만 보는 것이 아닌 양쪽 측의 대처와 태도를 함께 중점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겉모습만 보고는 판단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내면과 함께 본다면 답이 나올 수 있다. 우리는 순수한 창작자들이 오해받고 피해 보는 일이 없도록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창작자 또한 논란이 일어났을 때 침착하고 논리적으로 대처해야 자신의 작품을 지킬 수 있다. 세상에는 수많은 창작물이 있기에 우연한 유사성은 있을 수 있지만 의도적으로 남의 것을 표절해 이득을 취하는 경우는 절대 있어서는 안 되며 그 작품은 결국 사람들로부터 외면 받게 될 것임을 명심하자.

허주영(패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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