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자의 정치사전> 정치판의 사생결단, 탄핵심판 (한성대신문, 518호)

    • 입력 2016-11-07 10:44

탄핵심판
탄핵심판은 헌법에 의해 국가원수·국무총리·국무위원 등의 고위 공직자를 파면하는 법률적인 과정이다. 탄핵심판은 헌법 제 65조에 따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고 헌법재판소에서 6명 이상의 동의를 받아 결정할 수 있. 탄핵소추안이 발의된 즉시 해당 공무원은 모든 직무가 정지되며, 대통령의 경우에는 국무총리가 권한을 대행하게 된다.

최근 현정부는 출범 이래 최악의 정치스캔들에 휘말리면서 지지도가 크게 폭락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현정부의 수반인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는 여론이 대두되고 있는 형편이다. 그렇다면 이 탄핵이라는 것은 정확히 어떤 것이고,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일까?
탄핵은 대통령과 국무총리, 국무위원과 같은 고위 공직자들을 그 직에서 파면시키는 법률행위이다. 다만 국무총리나 국무위원과 같은 공직자들은 굳이 탄핵될 필요 없이, 국민여론에 따라 사퇴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탄핵심판이 크게 필요하지 않다. 이 때문에 일반적으로 탄핵이란 단어는 국가원수인 대통령을 파면시키는 것으로 인식된다.
어떤 공직자를 탄핵하기 위해서는 탄핵심판이라는 과정이 필요하다. 탄핵심판은 탄핵소추에 의해서 이루어지는데, 탄핵소추는 국회 재적의원의 1/3 이상의 동의를 얻어 발의할 수 있다. 만약 국회에서 발의한 탄핵소추안이 재적의원 과반수 이상의 동의를 얻어 통과되면 그 순간부터 탄핵심판이 개시된다. , 대통령과 같은 경우에는 재적인원 과반수의 발의와 재적인원 2/3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탄핵심판이 개시되는 즉시 해당 공직자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있을 때까지 모든 직무가 정지된다. 대통령의 경우는 국무총리가 대통령의 직무를 대행하게 된다. 현정부 이전에 헌정사상 유일하게 탄핵소추가 이루어졌던 노무현 전 대통령은, 국회에서 탄핵소추가 통과된 즉시 모든 직무가 정지되어 당시 국무총리였던 고건 총리가 직무를 대행한 바 있다.
탄핵심판이 개시되면 헌법재판소는 탄핵결정을 위해 신문을 개시한다. 이후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6인 이상의 동의를 얻어 탄핵을 결정할 수 있고, 동의하는 재판관 수를 충족하지 못한다면 자동적으로 탄핵은 기각되게 된다. 만일 탄핵이 결정되면 대통령은 대통령직에서 파면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탄핵결정까지 대략 2달의 시간이 소모되었으며, 6인 이상의 동의를 얻지 못했기 때문에 탄핵이 기각되었다.
탄핵이라는 카드는 정치판에서 손쉽게 나오지 않는 비장의 카드처럼 여겨진다. 국민의 신임을 통해 권한을 양도받은 국가원수를 국회와 헌법재판소에서 파면한다는 것은 매우 예민하면서도 복잡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정치 풍토상 탄핵국면에 접어들면 역으로 대통령 지지율이 올라간다는 것도 예상해야할 문제다. 만일 탄핵에 실패한다면 그 역풍 역시 만만치 않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사태 때, 탄핵을 주도한 새천년민주당은 역풍으로 본디 115석을 가지고 있다가 총선에서 겨우 9석을 확보하며 제 4당으로 주저앉기도 하였다.
이처럼 탄핵은 현재 대통령이 대통력직을 수행하는 것이 헌법질서에 위배되거나 국민을 배반하여 그 자격을 상실했다고 판단되었을 때만이 성립될 수 있는 정치판의 사생결단이라고 할 수 있다.
 

이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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