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산에 올라> 클래식에 움찔하다 (한성대신문, 591호)

    • 입력 2023-08-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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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3-08-28 00:00

20대 청년들에게 클래식은 대개 ‘지루하고 늘어지는 노래’라고 여겨진다. 대중음악에 비해 긴 분량, 가사가 없어서 귀에 잘 들어오지 않는 특징 때문에 거부감을 가지곤 한다. 필자 역시 고등학생 시기까지만 해도 그렇게 생각해 클래식을 멀리했다. 하지만 대학생인 지금, 클래식은 필자에게 K-pop만큼 즐기기 좋은 노래가 됐다.

고등학교에 막 입학해 적응하던 때였다. 음악 선생님께서 다음 수업 시간까지 매주 클래식 노래 약 20개를 듣고 무작위로 문제를 내면 맞혀야 하는 숙제를 내주셨다. 당시 필자를 포함한 학급 친구들은 클래식에 익숙하지 않았고 매일같이 듣던 신나는 대중가요에 물들여져 있어 투덜대며 억지로 클래식을 들었다. 독해에 집중해야 하는 국어나 영어 지문을 읽을 때를 제외하고 수학, 과학 문제를 풀면서 클래식을 들었는데 생각보다 집중이 잘 돼서 굉장히 놀랐다. 클래식을 유심히 들어보면 특정 음계를 반복하는 부분도 있지만 지루해질 때쯤 자연스럽게 분위기가 전환되면서 새로운 음계로 넘어가는 부분도 존재한다. 또 협주곡이나 교향곡을 들어보면 마치 사람과 사람이 대화하는 것처럼 악기들이 선율을 주고받으며 끊이지 않는 대화를 하는 재밌는 부분도 있다. 필자는 이러한 클래식의 매력에 빠져 한동안 클래식을 즐기며 학교를 오갔다.

클래식은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광고나 드라마의 배경 음악 등 꽤 다양한 곳에서 활용된다. 특히 최근에는 클래식을 가미한 K-pop 등 다양한 형태의 음악들이 등장하면서 일부 클래식은 대중들의 귀에 익숙한 음악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한 토크쇼 프로그램에 유재석 씨가 출연해 인상 깊은 말을 했다. “저는 인터넷 기사 대신 종이신문을 봅니다. 인터넷 기사를 보게 되면 내가 보고 싶은 기사만 찾게 되더라고요.” 음악도 마찬가지다. 귀에 익숙하고 유행하는 음악만 듣게 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비슷한 장르의 곡만 찾게 된다. 현재 플레이리스트에 변화를 주고 싶다면 부드러움과 절제 사이에서 음계의 오르내림을 감상할 수 있는 클래식은 어떤가?

박소희(IT융합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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