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산에 올라>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보고 (한성대신문, 593호)

    • 입력 2023-10-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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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3-10-16 00:00

얼마 전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보고 깊은 생각에 잠겼다. 그저 재난 영화라고 생각했으나, 영화를 보니 토론할 만한 논제가 많았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멸망하는 세계를 다룬 영화로, 하루아침에 폐허가 되어버린 서울에서 오직 한 아파트만 살아남아 ‘외부 생존자들과의 공생’을 두고 갈등을 벌이는 이야기이다. 이 영화에서는 고립된 아파트에서의 인간관계와 도덕적 고민을 다루며 우리 삶에서 토론이 필요한 중요한 논제를 던진다. 만약 당신이 영화 속 등장인물이라면 단 하나밖에 남지 않은 아파트에서 외부인을 내쫓을 것인가, 함께 살아갈 것인가? 이 논제에 대해 필자의 입장은 후자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우리는 사회적 동물로서 태어나고 자란다. 다른 사람들과의 상호작용, 협력, 공동체 구성은 우리의 본성에 내재된 것이다. 아무리 이기주의에 절여진 현대 사회라고 해도, 만약 당신 앞에서 누군가가 간절한 눈빛으로 “도와주세요”라고 한다면 정말 눈 하나 깜짝 안 할 자신이 있나? 우리는 모두 인간이라서 어쩔 수 없이 놓여있던 환경이 그저 당연한 것이라고 인식해서는 안 된다.

둘째, 우리는 모두 똑같은 평범한 인간이다. 그렇기에 ‘외부인을 내쫓는다’도 옵션 중에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외부인을 내쫓는 선택을 한다면, 그것은 다른 사람들을 배척하는 행위로 간주되어 사회적 갈등과 분열을 초래할 것이다. 극 중에서도 쫓겨난 외부인 중 몇몇 생존자들이 뭉쳐 아파트 주민에게 반격하고, 결국 유일한 안식처였던 아파트마저 몰락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이 애초부터 비롯되지 않기 위함도 외부인을 수용하는 이유 중 하나라는 것이다. 처음부터 공동체를 위해, 그리고 무엇보다 나 자신을 위해 외부인을 수용했다면 ‘반격’이라는 변수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 사회와 인간관계에는 고립과 분열이 아니라 연대와 협력이 더 큰 가치를 제공한다고 생각한다. 연대와 협력이 이루어지기 위해서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고 지지하며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채은(사회과학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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