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사이언스> 잠 깨워주는 카페인, 많이 먹으면 독이다 (한성대신문, 598호)

    • 입력 2024-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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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4-04-01 00:00

개강을 맞이한 지 한 달, 어느덧 과제와 중간고사 대비에 집중해야 할 시기가 다가온다. 공부를 하다가 피곤하고 졸린 느낌이 들 때면 많은 이들이 커피, 에너지 드링크 등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를 찾는다. 인간은 언제부터 졸릴 때 카페인을 찾기 시작했을까? 카페인이 우리 몸 속에서 어떤 작용을 일으키기에 각성 효과를 갖는 것일까? 카페인의 기원과 체내 대사과정을 파악하고 과도한 카페인 섭취로 인해 카페인 중독으로까지 이어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카페인을 섭취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카페인 음료 중 가장 많이 섭취하는 커피가 인간에게 처음 발견된 것은 오래 전이다. 커피는 7세기경 에티오피아의 양치기소년이 자신이 기르던 염소들이 커피 열매를 따먹고 흥분하는 것을 보고 처음 먹어본 것에서 기원했다. 이후 에티오피아에서 커피 열매를 끓여서 죽이나 약으로 먹다가 에티오피아가 아라비아를 침공하면서 아라비아로 커피가 전파됐다. 16세기경 네덜란드의 한 상인이 인도에서 커피를 유럽으로 밀반출해 유럽으로도 커피가 전해졌다. 우리나라에는 1895년 을미사변 당시 러시아 공사관에 피신해 있던 고종황제가 처음 커피를 마시고 궁중으로 들어왔다. 이후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미군부대에서 원두커피와 인스턴트 커피가 대량 공급되면서 대중들이 즐기는 음료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카페인이 몸 속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알기 위해서는 우선 아데노신과 아데노신 수용체의 역할에 대해 알아야 한다. 아데노신의 역할은 ▲졸음 유발 ▲혈관 확장 ▲소변량 조절 등이 있다. 인체가 많은 활동으로 인해 피로가 쌓이면 뇌에서 아데노신이라는 물질을 생성하고, 아데노신은 신경전달물질*인 아데노신 수용체와 결합해 졸음을 유발하는 등 신체활동을 억제한다. 아데노신은 혈관을 확장시켜 혈압을 낮추고 몸을 긴장 상태로부터 완화시킨다. 또한 아데노신은 소변을 만드는 세뇨관과 신장으로 들어오는 동맥 혈관인 수입세동맥 사이에서 소변량을 조절하는 역할도 한다. 이윤희(파워스포츠연구소) 대표는 “아데노신은 수면을 촉진시키고 각성을 억제하며, 혈관 확장을 통해 다양한 기관으로의 혈류를 조절한다”고 말했다.

카페인과 아데노신은 화학 구조가 비슷해 아데노신 수용체는 카페인과 아데노신을 구분하지 못한다. 카페인 음료를 섭취하면 카페인이 몸 속에 들어와 아데노신 대신 아데노신 수용체와 결합해 졸음 유발을 방지할 수 있다. 카페인은 아데노신의 작용과 반대로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을 높인다. 이 과정에서 몸이 긴장 상태가 되면서 카페인을 섭취하면 나타나는 ▲각성 촉진 ▲주의력 상승 ▲피로 해소 등의 효과가 나타난다. 또한 수입세동맥을 수축시켜 신장에서 여과되는 물질의 양을 조절하던 아데노신의 작용을 방해해 소변량도 증가한다. 김승대(위덕대학교 보건관리학과) 교수는 “카페인은 아데노신 수용체와 대신 결합한 후 아데노신의 작용을 방해해 각성 작용이 나타나 피곤함이 줄어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양의 카페인 음료를 복용해도 각성을 느끼는 정도는 상이하다. 그 이유는 개개인이 가진 카페인 분해 효소량이 다르기 때문이다. 카페인 분해 효소의 작용을 결정하는 유전자는 15번 염색체 속에 있다. 해당 염색체 속 유전자 배열의 차이에 따라 같은 양의 카페인 음료를 섭취해도 다른 효과가 나타난다. 김 교수는 “카페인 분해 과정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형태에 따라 개인차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과도한 카페인 섭취는 카페인 중독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카페인은 뇌의 도파민을 자극한다. 도파민은 즐거움과 행복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으로 성취나 쾌락, 운동능력과 관련한 신경전달물질이다. 카페인이 도파민을 자극하면 몸이 각성 상태가 되고, 몇 시간 후 도파민이 감소되면 다시 도파민을 분비시키기 위해 뇌에서 도파민 분비 촉진물질인 카페인을 떠올리게 된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카페인 중독이 나타난다. 김 교수는 “카페인 섭취로 인해 도파민을 자극해 쾌락을 찾게 되면서 카페인 중독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카페인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카페인 섭취량을 서서히 줄여나가는 방법이 거론된다. 카페인 중독으로 인한 금단증상으로는 ▲두통 ▲구역감 ▲불안 ▲신경 과민 ▲우울증 ▲혈압상승 등이 있다. 이 대표는 “카페인 음료의 섭취 횟수를 줄이거나 디카페인 커피, 허브차 등 카페인 함량이 적은 음료를 섭취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신경전달물질 : 뇌를 포함한 모든 신경계에서 신호를 전달하기 위해 분비하는 물질

김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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