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만한 법> 법률용어, 정말로 잘 아시나요? (한성대신문, 512호)

    • 입력 2016-07-25 16:26
고소․고발, 피고․피고인 어떻게 다를까

고소, 고발, 피고, 피고인, 기소유예, 집행유예……. 언론에 흔하게 등장하는 말들이다. 자주 들어서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여겨지겠지만 확실히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다음 지문의 괄호 안에서 정답을 하나씩 골라보자.

영문과 3학년 A(21)2학년 B(24)는 같은 과 선후배 사이였다. B씨는 평소부터 나이 어린 선배 A씨에게 불만이 많았다. 어느날 술자리에서 B씨는 A씨 멱살을 잡고 흔들고, 주먹까지 날렸다. 참다못한 A씨도 B씨의 멱살을 잡는 등 드잡이를 벌였다. 경찰서에서 두 사람은 서로 상대방을 폭행죄로 (고소, 고발, 제소) 했다. 형사는 두 사람을 (피의자, 피고인) 신분으로 조사한 뒤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검찰은 A씨가 폭행을 방어한 측면이 강하고, 멱살만 잡았던 점을 감안하여 (기소유예, 선고유예)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B씨는 먼저 폭력을 행사하고 싸움을 유도하는 등 죄가 인정된다며 법원에 (기소, 제소)하였다. B씨는 (피고인, 피고)() 되어 법정에 섰다. B씨는 "술김에 실수했다"며 선처를 호소했으나 1심 법원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기소유예, 선고유예) 2년을 선고했다. B씨는 "판결에 승복 못한다"2심 법원에 (항소, 항고, 상고)했다.

[고소, 고발]
형사사건에서 흔하게 등장하는 말이 고소와 고발이다. 두 용어는 수사기관에 죄를 지은 사람을 처벌해 달라는 의사표시를 한다는 점에서는 같다.
하지만 고소가 형사사건의 피해자가 직접 하는 것이라면, 고발은 제3자가 하는 것이다.
쉬운 예를 들어보자. 어느 여배우는 자신과 관련한 악성 루머를 퍼뜨린 네티즌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적이 있고, 시민단체는 대기업 비자금 의혹을 수사해달라며 검찰에 '고발'한 적이 있다. 한편, 빌린 돈을 갚지 않거나 손해를 입혔을 때 법원에 민사소송을 내는 일은 고소가 아니고 제소라고 해야 맞다.

[피의자, 피고인, 피고]
가끔씩 연예인이나 정치인들이 경찰이나 검찰에서 출석 요구를 받고 조사를 받는 일이 있다. 이렇게 수사기관에서 범죄를 저질렀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사람이 바로 피의자이다.
피의자가 재판에 넘겨지면 신분은 피고인으로 바뀐다. 수사기관의 사건을 법원으로 넘기는 것을 기소(공소제기)라고 하는데, 기소 여부가 피의자와 피고인을 정하는 기준이 된다. 정리하자면 수사 단계에 있으면 피의자, 법원으로 넘어오면 피고인이 된다.
피고인피고는 엄연히 다르다. 개인 간 분쟁을 다루는 민사재판에서 소송을 제기한 사람을 원고라고 하는데, 소송을 당한 상대방이 바로 피고이다. 그러니까 피고는 죄를 지었거나 나쁜 사람이라는 의미가 아니다. 때로는 국가가 피고가 되기도 한다.

[기소유예, 선고유예, 집행유예]
기소유예는 검찰의 권한이다. 범죄사실은 인정되나 사건이 가볍거나 우발적으로 죄를 저지른 경우 굳이 재판까지 가지 않도록 기소 자체를 하지 않는 것이다.
반면, 선고유예와 집행유예는 판사가 판결선고와 동시에 내린다. 선고유예는 경미한 범인이 뉘우치는 빛이 뚜렷한 경우 일정기간 동안 형의 선고를 미루고, 유예기간이 지나면 형이 없던 것으로 보는 제도이다. 선고유예는 1년 이하 징역이나 벌금형을 선고할 때 가능하다.
다음은 집행유예이다. 범죄자에게 3년 이하의 징역금고를 선고하면서 일정기간 형의 집행을 유예하는 것이다. 집행유예 기간 내에 다른 죄를 짓지 않고 조용히(?) 지내면 교도소에서 형을 살지 않아도 된다. 2016년부터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도 집행유예가 가능해졌다.
기소유예 처분은 전과가 되지 않는 반면, 선고유예집행유예는 엄연한 유죄판결이라는 점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

[상소, 항소, 상고]
우리나라는 3심제를 인정한다. 재판에 불만이 있으면 상급법원에 다시 재판을 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 이것을 통틀어 상소라고 한다. 상소에는 1심 판결에 불복, 2심법원에 하는 항소와 대법원에 하는 상고가 있다. 민사사건은 판결문을 직접 받은 날 기준으로 2주 내에, 형사사건은 판결선고일부터 1주일 내에 상소할 수 있다. (참고로, 모든 괄호 안에서 제일 앞쪽에 있는 단어가 모두 정답이다.) 

김용국
(법원공무원, 법률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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