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 이야기>문인들의 흔적이 남아있는 성북동 이야기(한성대신문, 524호)

    • 입력 2017-06-05 00:00

  예로부터 성북동은 문인, 예술인들이 모여 살던 곳이었다. 성북동을 걷다 보면 한국의 문학사를 빛낸 문인들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 상허 이태준이 살았던 수연산방의 전경

 ‘성북구립미술관, 쌍다리 앞 정류장에서 내려 성북구립미술관을 향해 걷다보면 그 옆에 수연산방이 있다. 지금은 전통찻집으로 유명하지만, 수연산방은 원래 상허 이태준이 살았던 곳이다. 이태준이 월북 작가라는 사실 때문에 1977년에 이 한옥을 서울시 민속자료 제11호로 지정하던 당시, 수연산방은 성북동 이태현 가옥으로 명칭을 바꿔야만 했다. 한옥은 보존 가치가 있었으나, ‘수연산방이라는 이름은 월북 작가 이태준이 지은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후 1988년 정부가 월북 작가들에 대한 해금 조치를 하면서 그의 작품에 대한 규제가 풀렸지만, 이 가옥은 1998년에서야 수연산방이라는 이름을 되찾았다.
 이태준은 이곳에서 <돌다리>, <달밤>, <황진이> 등 여러 문학작품을 집필했다. 또한, 그는 단편소설 <토끼 이야기>, <장마> 등에서 성북동 사람들과 자신의 성북동 생활을 소재로 삼았다. 수연산방은 이태준이 집필활동에 전념한 곳으로 이태준 문학작품의 산지라고 볼 수 있다.

▲ 만해 한용운이 살았던 심우장의 전경

 수연산방에서 나와 성북동의 달동네 북정마을에 오르면 한옥 한 채를 볼 수 있다. 시인이자 독립운동가인 만해 한용운이 살았던 심우장이다. 심우장은 잃어버린 소를 찾는다라는 뜻의 심우(尋牛)에서 그 이름을 가져왔다고 한다. 일제치하라는 당시 상황을 고려해 심우의 뜻을 해석하면, 잃어버린 소는 우리나라를 의미한다. 
 심우장은 북향으로 지어졌는데, 한용운은 조선총독부와 마주 보지 않으려고 남향이 아닌 북향을 선택했다. “집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는 말처럼 심우장에서는 한용운의 애국 정신을 찾아볼 수 있다.
 이 외에도 성북동에는 <승무>의 저자이자 청록파 시인인 조지훈의 가옥 방우산장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작품으로 유명한 혜곡 최순우의 최순우 옛집처럼 문인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장소들이 많다. 평소 역사와 문학에 관심있는 학생이라면 이번 기회에 문인들의 가옥을 찾아, 그들이 남긴 흔적들을 되짚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김수현 기자
[email protected]

댓글 [ 0 ]
댓글 서비스는 로그인 이후 사용가능합니다.
댓글등록
취소
  • 최신순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