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화정> 한 해의 끝에서 Carpe Diem의 의미를 되새기며 (한성대신문, 529호)

    • 입력 2017-12-04 00:00

새내기 교수로서 한성대의 구성원이 된 벅찬 마음으로 2학기 개강을 맞이한 것이 불과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매서운 바람이 코끝을 스치는 올해의 끝을 마주하고 있다. 바쁘게 하루를, 일주일을, 한 달을 살다보면 한 해가 지나는 것이 새삼스럽지 않지만 꽤 오래 전부터 지금 이 순간을 살자(Live in the moment)”를 삶의 모토로 삼았던지라 한 해의 끝을 맞이할 때마다 시간에 쫓겨 매 순간에 충분히 머무르지 못한 것이 후회된다. 바쁜 일상과 미래에 대한 걱정과 불안, 과거에 대한 후회가 다시 돌아오지 않을 현재를 낭비하게 만드는 것을 알면서도, 정해진 일정에 쫓기다 보면 금세 잊고 같은 후회를 반복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주인공 키팅 선생님이 학생들을 처음 만나면서 전한 말이 라틴어구 Carpe Diem(Seize the day, 현재를 즐겨라)이다. 영화의 배경인 1950년대 후반 미국의 명문 사립고등학교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생각할 여유도 없이 입시에 쫓기는 학생들에게 키팅 선생님은 피동적으로 입시를 위한 지식을 쌓을 것이 아니라 스스로 주체가 되어 각자의 인생을 설계할 것을 가르친다. 이 가르침은 필자가 한 사람으로서 또한 교육자로서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연말연시를 맞으며 우리 한성대 학생들도 많은 생각과 감정의 교차를 경험하고 있을지 모른다. 일 년 동안 목표한 바를 이루어 뿌듯함을 느끼고 있는 학생들도, 뜻대로 되지 않았던 일이 속상한 학생들도 있을 것이다. 특별한 생각과 실천이 없이 한 해가 지나고 있다는 사실에 당황하는 학생들도 있을 것이다. 다만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 각자가 얼마나 자신의 삶에 충실할 수 있는가가 아닐까? 내가 이룬 긍정적 혹은 부정적 결과물들이 앞으로 나의 삶에 어떻게 작용할 것인지는 현재의 내가 정하는 것이다. 학생들이 과거의 좋은 기억과 경험, 미래의 목표와 희망을 소중히 하되, 다시 돌아오지 않을 자신의 지금 이 순간을 주도적으로 살 수 있기 바라고 또 응원할 것이다.

김지성(사회과학부 공직진출트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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