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잠만 ‘잘’ 자도 삶의 ‘질’이 달라진다 (한성대신문, 531호)

    • 입력 2018-03-05 00:00
 당신은 자고 있는가? 단순히 잠을 자는 것은 쉬울지 몰라도, 잘 자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인간은 인생의 4분의 1에 달하는 시간 동안 잠을 잔다. 그만큼 잠은 인간의 삶에 있어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인은 여러 가지 문제로 쉽사리 잠들지 못하고 있다. 어젯밤, 당신의 잠은 어땠나? 혹시 잠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나? 충분히 잤는데도 낮 시간 동안 피로감을 느끼고 있지는 않은가? 혹여나 평소 코를 곤다는 말을 자주 듣지는 않은지 한 번 생각해보자. 만약 그렇다면 당신은 수면장애를 의심해봐야 한다.
 ‘수면장애라고 하면 가장 먼저 불면증을 떠올리기 쉽다. 불면증이란 말 그대로 잠을 자지 못하는 증상이다. 하지만 이것이 그저 잠들지 못하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잠에서 자주 깨는 것, 너무 일찍 잠에서 깨는 것도 불면증의 증상이다. 불면증은 이러한 증상의 지속 기간에 따라 다시 일과성 불면증만성 불면증으로 구분된다. 일과성 불면증은 시험이나 이별 등 일시적인 스트레스 때문에 잠에 들지 못하는 단기성 불면증이다. 반면, 장기간 동안 지속되는 만성 불면증은 다른 질병에서 기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잦다.
 불면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먼저 잠은 자지 않으면서 누워만 있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 잠이 오지 않는다면 억지로 잠들려 하지 말고 침실에서 벗어나 다른 일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 잠이 오지 않을 때 시간을 확인하면서 빨리 잠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가 많은데, 그렇게 대처하면 오히려 압박감을 느껴 더 잠들지 못하게 되므로 가급적 시간을 확인하지 않도록 한다.
 잠들지 못해서 괴로운 증상이 있는가 하면, 오히려 잠이 너무 많아 고통을 받는 증상도 있다. 바로 기면증이다. 다른 말로 과수면증이나 주간 졸림증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기면증을 앓는 사람은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로 졸음이 쏟아져 심각한 문제를 겪는다. 이들은 잠을 자고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다거나, ‘육체만 깨어 있고 정신은 잠들어 있는 것 같다고 호소한다.
이 증상은 신체가 요구하는 것보다 적게 자서 나타나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충분히 수면을 취하고도 기면증을 앓는 사례가 종종 있는데, 이는 불면증과 마찬가지로 다른 수면장애나 기타 질병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기면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야간에 충분히 잠을 자고, 취침시간과 기상시간을 규칙적으로 해 수면패턴을 고정하는 것이 좋다. 낮 동안 밖에서 햇볕을 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만약, 밤에 충분히 잤는데도 기면증 증상이 지속된다면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수면다원검사란 수면장애를 분석하는 가장 기본적인 검사다. 병원에서 하룻밤 잠을 자면서 뇌파 검사, 안전도 검사, 근전도 검사, 심전도 검사, 비디오 촬영 등을 동시에 진행한다.
 잠드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는데 잠을 자는 동안에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수면무호흡증이 그렇다. 수면무호흡증이란 말 그대로 잠을 자면서 숨을 쉬지 못하는 증상이다. 우리에게는 코골이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물론 코를 곤다고 해서 무조건 수면무호흡증을 앓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코를 고는 사람의 70%는 수면무호흡증을 앓고 있다.
 수면무호흡증의 대표적인 원인은 비만이다. 목에 지방이 쌓이거나 혀, 편도 등이 비대한 경우에는 기도가 좁아져서 코골이는 물론 수면무호흡증까지 나타날 수 있다. 이 질환은 턱이 평균보다 작거나 목이 짧고 굵은 사람에게도 많이 나타난다.
 이에 대해 정석훈(대한수면학회) 이사는 보통 수면질환은 정신건강의학과나 신경외과에서 치료한다. 하지만 수면무호흡증은 이비인후과, 내과 심지어 치과에서도 치료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수면무호흡증 치료에는 무엇보다 체중 감량이 중요한데, 규칙적인 운동과 식습관만 갖추어도 증상을 치료할 수 있다.
 모름지기 수면의 질이 삶의 질을 좌우하는 법이다. ‘잠이 보약이라는 말도 있지 않던가. 잠을 자지 못하는 것, 지나치게 많이 자는 것, 정상적으로 자지 못하는 것은 단순히 생활습관만의 문제일 수도 있다. 하지만 가볍게 생각한 증상 하나가 또 다른 증상을 불러와 결국 몸과 마음의 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수면장애를 누구나 겪는 증상이려니 하며 가벼이 여기지 말고 치료한다면, 몸과 마음의 건강을 모두 챙길 수 있을 것이다.

강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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