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총학생회 ‘참’이 바라는 제34대 총학생회 (한성대신문, 539호)

    • 입력 2018-1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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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19-09-07 00:29

앞서 제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생들은 현재 ‘총학생회가 학생들과의 소통 및 학내 사건·사고 대처에 다소 미흡했다’고 여기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학생들은 차기 총학생회에게 바라는 점으로 ‘더 적극적으로 학생들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했으면 좋겠다(34.3%)’, ‘학교와 학생 간의 갈등이 발생했을 때 적극적인 대처를 했으면 좋겠다(25.0%)’고 답하기도 했다. 학생들이 차기 총학생회에게 이 같은 점을 기대한다는 것은 올해 총학생회가 그만큼 학생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차기 총학생회 선거를 목전에 둔 지금, 송진기(기계 4) 총학생회장은 이 같은 목소리를 어떤 심정으로 듣고 있을까 그와 대담해보았다.
송 회장은 먼저 다수가 지적한 ‘소통 부재’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의 말에 따르면, 학생들이 총학생회에게 소통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16년에도, 17년에도 학생들은 총학생회의 부진한 소통에 꾸준히 불만을 표했다.
송 회장은 이러한 문제를 인식해 임기 내내 학생들과 소통하기 위해 다방면에서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매달 정기 학생 간담회를 열어 학생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평소 대학본부와 의논한 내용도 그 자리에서 공유할 계획이었다. 혹여 소통에 참여하고 싶어도 학업 또는 아르바이트 등으로 여유가 없거나, 오프라인 참여에 부담을 느끼는 학생들을 위해 페이스북 페이지·카카오톡 플러스 친구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해 소통하고자 했다.
하지만 총학생회가 시도했던 소통 방식은 당초 학생들의 요구와는 방향이 달랐다. 학생들은 능동적으로 페이스북 페이지를 팔로우하거나, 간담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대신 학생들은 본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때 페이스북 페이지 ‘한성대학교 대나무숲’이나 ‘한성대학교 대신 말해드려요’와 같은 익명 커뮤니티에서 의견을 제기했다. 그리고 총학생회가 커뮤니티에 직접 댓글을 달아 그들의 물음에 답하길 원했다. 학생들은 자신이 힘들이지 않아도 총학생회가 먼저 다가와주길 바랐던 것이다.
송 회장은 “정말 학생들이 원하는 소통 방식이 무엇인지 깨달았을 때는 이미 늦은 감이 있었다. 이제 와서 드는 생각이지만, 자리를 마련해 놓고 학생들이 찾아오기만을 마냥 기다릴 것이 아니라 내가 먼저 다가갈 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차기 총학생회는 이런 점을 꼭 숙지해서 학생들과 원활히 소통했으면 좋겠다”며 “소통에는 정답이 없는 것 같다. 끊임없이 고민하고 고쳐나가는 것이 모범답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갈등 대처 능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송 회장은 “학생들이 어느 부분에서 불만을 이야기하는지 알고 있다. 하지만 총학생회가 대학본부 측에 입장을 표명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의견이라는 ‘총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총알’이 충분히 준비돼야만 자신이 대학본부에 ‘총’을 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학생들의 의견은 쉽게 모이지 않았고, 결국 그는 학생과 학교간의 갈등이 생겨도 중간에 끼어 모호한 태도로 일관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송 회장은 “온라인에서 익명으로 제기된 의견은 공식적인 ‘총알’로 사용하기 어렵다. 그래서 학생들로부터 실명으로 의견을 받으려 했는데 참여율이 저조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학생들이 실명으로도 마음껏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총학생회가 앞장서 학생들의 마음을 열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에 “차기 총학생회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고 묻자, 송 회장은 “전대 총학생회장에게 업무 인수인계를 받던 중 ‘1년만 더 하면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 처음에는 그 말을 이해 할 수 없었는데, 내가 그 입장이 돼보니 그 말이 와닿는다”며 “나도 자리에서 물러날 때 차기 총학생회장에게 같은 말을 전할예정이다. 그들은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해 후회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모든 걸 한번에 바꾸려 하기 보다는 점진적으로 하나씩 개선해나가는 편이 더 현명하다. 물론, 어떤 방법을 써도 학생들을 100% 만족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도 실망하지 말고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도전하는 태도를 지녀야 한다. 또, 그 과정에서 학교에 쉽게 휘둘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끝으로 송 회장은 “지난 1년간 미흡한 모습을 보여드렸다. 과오가 모두 잊히도록, 부족했던 부분을 처음부터 다시 메워줄 수 있는 후보자가 제34대 총학생회장으로 뽑히길 바란다. 그런 후보자가 당선되려면 학우 여러분이 선거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어야 한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이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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