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믿는 닭발에 발등 찍힌다? 몰랐던 콜라겐의 진실 (한성대신문, 544호)

    • 입력 2019-04-15 00:00
▲ 우리 피부의 표피층은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이 단백질은 엘라스틴·콜라겐·히알루론산 등의 성분으로 구성돼 있다. 여기에서 엘라스틴은 피부 탄력을, 히알루론산은 피부 수분 유지를 담당하며, 콜라겐은 이들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지지하는 역할이다.

‘야식’하면 어떤 음식이 떠오르는가. 치킨, 떡볶이, 닭발 등 대표적인 야식 메뉴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갈 것이다. 그중에서 닭발은 피부에 좋은 콜라겐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때문에 ‘맛’과 ‘피부 미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원하는 이들에겐 ‘안성맞춤’으로 여겨진 음식이다. 하지만 널리 알려진 것과 달리, 닭발의 콜라겐은 피부미용에 별다른 효과가 없다고 한다. 그간 ‘피부에는 닭발’이라고 믿어왔던 사람들의 상식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사실인 것이다. 그렇다면 왜 우리가 먹는 닭발은 피부에 별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것일까?

콜라겐, 넌 누구냐

콜라겐은 인체의 구성성분 중 하나인 단백질의 약 30%를 차지하는 요소다. 콜라겐은 뼈, 연골, 피부 등을 구성할 뿐만 아니라 체내 조직을 지지하는 역할도 한다. 이에 대해 정현석(아미코젠 케이뉴트라 사업팀) 팀장은 “건축에 비유한다면 콜라겐은 건물의 뼈대, 즉 골조 역할을 함으로써 피부 속 조직의 지지대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나이가 들면서 피부 내 콜라겐이 빠져나가 피부 조직이 붕괴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탄력 저하와 같은 피부 노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콜라겐은 그 종류도 매우 다양하다. 현재까지 밝혀진 콜라겐의 종류는 총 28가지이다. 각 유형의 콜라겐은 체내로 흡수됐을 때의 역할과 용도가 각각 다른데, 이중 ‘TYPE–1’이 피부에 전달돼 피부조직 내 콜라겐의 주원료로 쓰인다.

닭발 속 콜라겐은 어디로 갈까

음식의 형태로 섭취한 콜라겐은 주로 소장에서 흡수된다. 이때 콜라겐은 그대로 흡수되지 않고 더 작은 크기로 분해·흡수된다. 그 과정에서 콜라겐의 구조는 ‘G-P-H 구조’로 바뀌며 우리 몸속 주요 혈관으로 전달된다. G-P-H 구조란 글리신(G) 아미노산, 프롤린(P) 아미노산, 하이드록시프롤린(H) 아미노산이 연결된 3차원 구조다. 이는 세 아미노산끼리 서로 강하게 결합된 구조라 소화효소가 이 구조를 완전히 분해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소장에서 분비된 소화효소에 의해 글리신(G)이 잘린 P-H 형태로 혈액에 흡수된다. 이렇게 흡수된 콜라겐은 혈관을 타고 혈액, 연골, 세포 등 몸 곳곳에 분포된다. 그중 일부가 피부에 도달해 주름 개선 등의 효과를 낳는 것이다.

▲ 나선 구조를 이루고 있는 글리신(G), 프롤린(P), 하이드록시프롤린(H)

‘작은’ 콜라겐이 피부를 구한다

일반적으로 닭발이나 돼지 껍데기, 생선껍질 등의 식품에 함유돼 있다고 알려진 콜라겐은 ‘고분자 콜라겐’이다. 고분자 콜라겐은 분자량이 약 30만 Da(달톤, 분자량을 표기하는 단위)에 달하며, 이 때문에 체내에 직접적인 흡수가 매우 어렵다. 또한, 흡수되더라도 분자량이 매우 커 분해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뿐만 아니라 미처 체내에 흡수되지 못한 콜라겐은 그대로 체외로 배출되기도 한다. 이와 관련해 정 팀장은 “닭발에 함유된 콜라겐은 분해·가공 과정이 선행되지 않은 콜라겐”이라며 “소장 내에서 흡수하기엔 분자량이 매우 크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최근 이를 개선하기 위한 연구를 통해 콜라겐을 1,000Da 이하로 매우 작게 분해한 저분자 콜라겐이 개발되고 있다. 더 나아가 미용 업계는 500Da 크기에 이르는 콜라겐 제품을 앞다투어 출시하면서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고분자 콜라겐은 분자량이 커 체내 흡수가 어렵고 소화 효소에 의해 분해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흡수 속도가 느린 반면, 저분자 콜라겐은 분자량이 작기 때문에 분해되는 시간이 단축되면서 흡수되는 속도도 빨라지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제부터 야식 메뉴를 생각할 때 굳이 ‘피부’를 고려할 필요는 없다. 만약 피부를 위한다면 야밤에 닭발을 먹을 것이 아니라, 저분자 콜라겐을 섭취하는 것이 훨씬 이로울 테니 말이다.

심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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