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이동통신의 새 지평, 5G를 톺아보다 (한성대신문, 545호)

    • 입력 2019-05-13 00:00

MIMO와 OFDM을 혼용…서비스 품질 저하 등 해결과제 여전해

지난 4월 3일, KT·SKT·LG유플러스로 이루어진 국내 이동통신 3사는 세계 최초로 5세대 이동통신(이하 5G) 서비스를 실시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5G 서비스를 개통한 지 하루 뒤,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도 5G 서비스를 공개하며 본격적인 5G 상용화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이동통신사들은 입을 모아 ‘5G는 4세대 이동통신(이하 4G)에 비해 속도는 최대 20배, 용량은 최대 100배, 지연시간은 10분의 1 수준’이라며 대대적인 홍보에 돌입한 상황이다. 이에 5G 가입자 수도 연일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와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5G가 도입된 지 채 한 달조차 되지 않은 4월 29일, 5G 서비스 가입자 수는 약 26만 명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돼 그 인기를 실감케 했다.

4G? 5G? 5G가 뭔데?

5G의 정식명칭은 ‘IMT-2020’이며, 이동통신 관련 최상위 표준화기구인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서 정의한 5세대 통신 규약이다. 5G는 현재 소비자가 사용할 수 있는 이동통신 서비스 중 가장 빠른 속도를 지니고 있다. 이러한 5G를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MIMO와 OFDM이라는 기술이 활용된다. 먼저, MIMO(Multiple-Input and Multiple-Output)란 다중 입출력 안테나 시스템을 의미한다. 즉, 안테나를 여러 개 사용해 한 번에 사용자 다수에게 데이터를 송·수신함으로써 전송용량과 전송속도를 향상시킨 기술이다. MIMO를 사용하면 각 안테나에 독립적인 신호를 할당해 전파 간의 간섭을 줄이고 전송 용량을 늘릴 수 있기에 이동통신업계에서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이처럼 송신과 수신에 존 재하는 안테나 개수에 비례해 용량이 정비례해서 증가하는 MIMO는 5G의 핵심기술로 지목된다.

한편, OFDM(Orthogonal Frequency Division Multiplexing)은 기존의 FDM(Frequency Division Multiplexing)을 발전시킨 것으로, 수많은 부반송파에 디지털 정보를 나누어 전송하는 기술이다. 여기서 부반송파란 데이터 정보를 담는 전파를 가리키는데, 이 전파는 자유롭게 변조가 가능해 디지털 정보를 표현할 수 있다. OFDM과 FDM은 이런 부반송파를 이용해서 정보를 전달한다는 공통점을 보인다. 하지만 FDM은 각각의 부반송파를 독립적으로 사용하는 반면, OFDM은 부반 송파를 서로 중첩할 수 있기 때문에 FDM 보다 많은 데이터를 담을 수 있다. OFDM의 경우, 부반송파를 겹칠 수 있기에 동일한 대역폭(전파를 전송할 수 있 는 주파수의 범위)에 더 많은 데이터를 압축하여 송신할 수 있다. 하지만 기존에 사용하던 FDM은 부반송파를 겹칠 수 없어, 같은 대역폭을 사용하더라도 OFDM보다 적은 데이터를 송신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특징 덕분에 OFDM은 전송 되는 데이터 용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현 상황에서 이용 효율을 높이기 위한 기술로 활용되곤 한다. 현재 통신업계는 보다 빠르고 더 많은 양의 데이터를 전송하기 위해 MIMO와 OFDM을 혼용해 쓰고 있다. 우리학교 오종택(전자정보공학과) 교수는 “기존 기술이 더 이상 데이터 전송속도를 높이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해 사용한 기술이 OFDM”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개선된 데이터 재전송 기술 등이 도입·접목되어 획기적으로 데이터 전송속도를 높일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름값’ 못하는 5G

5G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아직 여러 문제가 남아있다. 특히, 속도 저하와 같은 통신 품질 논란이 가시지 않고 있다. 실제로 소비자시민모임에 따르면, 5G 서비스가 개통된 후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5G 관련 소비자 상담은 총 131건으로 확인됐다. 이 중 끊김 현상, 서비스 미제공 지역 등 ‘5G 서비스 품질 불만’이 117건(89.3%)으로 가장 많았다. 이러한 원인은 5G 주파수의 특성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5G에 사용되는 주파 수는 4G에 비해 직진성이 강해 속도는 빠르지만, 도달거리가 짧고 주파수가 전달 되는 과정에서 굴절이나 반사가 없어야 한다. 이 때문에 건물과 같은 장애물을 투과하는 과정에서 5G의 속도가 느려지거나 아예 잡히지 않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쾌적한 서비스를 위해서 5G는 4G보다 기지국을 더 많이, 더 조밀 하게 설치해야만 한다. 또한, 수도권에 집중된 기지국 분포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윤상직(자유한국당) 의원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이동통신사 3사가 전국에 구축한 기지국 수 5만 512국 중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구축한 기지국 수는 3만 3670국으로 전체 기지국의 약 67%를 차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비수도권 지역의 5G 통신품질이 우려되는 상황인 것이다. 이에 대해 용홍택(과기부 정보통신산업정책관) 국장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주요지역으로 기지국을 늘려 인구의 93% 정도가 5G 서비스 이용을 가능케 만드는 것이 정부의 목표다. 현재의 구축 속도라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 다봤다. 한편, 5G의 해결과제에 대해 오 교수는 “‘세계 최초’에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보다 안정된 시스템 운용과 저렴한 통신 비용 같은 다양한 응용 서비스 개발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당부 했다.

심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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