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한성(性)> 몸속을 수놓는 불꽃놀이, 오르가슴 (한성대신문, 547호)

    • 입력 2019-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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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19-10-14 14:13

‘팡팡’ 소리와 함께 밤하늘을 수놓는 불꽃놀이. 아름다운 불꽃놀이는 우리에게 시각적인 황홀함을 선사한다. 그러나 눈으로 보는 불꽃보다 더 황홀한 불꽃이 우리 몸 안에서 피어나는 때가 있다. 바로 ‘오르가슴’을 느낄 때다.

이 오르가슴을 황인섭(예화인여성의원) 원장은 “오르가슴은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모든 감각 중 ‘최고의 쾌감’이자 ‘최고의 절정’”이라고 표현한다. 불꽃, 쾌감, 절정. 표현은 모두 휘황찬란하지만 그저 표현만 읽어서는 머릿속에 물음표만 불꽃놀이처럼 피어날 것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이 ‘오르가슴’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쾌감의 극점, 오르가슴

▲인간의 성반응 주기

오르가슴이란 성기 자극 또는 신체 자극으로 성교 시 쾌감이 차츰 증가해, 마침내 그 극점에 도달한 상태를 말한다. 인간의 성반응 주기는 ▲흥분기 ▲고조기 ▲절정기▲쇠퇴기로 구성돼 있는데, 이 중 절정기가 바로 ‘오르가슴’이다.

우리의 몸이 신체적·정신적인 자극으로 흥분 상태에 다다르면 뇌는 평소보다 더 많은 혈액을 생식기로 공급한다. 이때 심박수와 호흡량이 급격하게 증가하며, 중추신경계에서 뇌의 보상체계(기분 좋은 효과를 냄으로써 인간의 행동을 조절하는 뇌의 회로)로 쾌락 신호를 보낸다. 이를 통해 증폭된 쾌락이 누적되어 마침내 오르가슴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흔히들 오르가슴은 여성만 느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남녀 상관없이 누구나 경험할 수 있다. 먼저 남성이 오르가슴을 느낄 때, 항문의 괄약근과 전립선, 음경의 근육은 빠르게 수축한다. 이때, 이들의 오르가슴은 사정하는 시간까지 포함하여 약 3~10초 사이에 이루어진다. 여성의 경우에 는 자궁, 질, 항문, 골반 근육이 수축되며, 20초 동안 지속된다.

황 원장은 “남성은 오르가슴 후 불응기가 찾아와 일정시간 오르가슴을 느낄 수 없다”며 “이와 반대로 여성은 대부분 불응기가 없기 때문에 오르가슴을 연속적으로 느끼는 ‘멀티 오르가슴’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오르가슴의 지휘자, 뇌와 호르몬

▲뇌하수체의 위치

그렇다면 오르가슴의 환상적인 느낌은 어떤 기관이 만들어낼까? 우리가 오르가슴을 느끼도록 가장 ‘열일(열심히 일하다)’하는 기관은 바로 ‘뇌’다. 미국 럿거스 대학의 배리 코미사루크(Barry Komisaruk) 박사가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여성의 뇌는 오르가슴에 도달했을 때 대부분의 영역이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오르가슴 발생 초기에는 온각·통각·촉각의 중추인 대뇌피질 중 감각영역이 활성화되며, 감성과 장기기억, 호르몬을 관장하는 변연계가 활동하게 된다. 또한 쾌감과 보상을 관장하는 측좌핵도 크게 움직여 우리로 하여금 쾌감을 느끼게 한다. 이외에도, 장기 기억과 감정적인 행동을 조절하는 해마가 활성화되면서 뇌에는 그야말로 ‘불꽃놀이’

같은 환영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절정에 가까워질수록 소뇌와 전두엽의 활동이 최고조에 이르게 되는데, 이때 시상하부 또한 활성화된다. 여기서 쾌감 호르몬인 ‘옥시토신’이 분비돼 근육이 수축된다. 이 일련의 활동을 통해 만들어진 옥시토신은 오르가슴의 핵심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뇌하수체 후엽 가운데 있는 신경 전달 물질이다. 또한 이것은 생식기 근육, 골반, 항문의 괄약근을 수축시켜 강렬한 쾌감을 만든다. 이런 특징 때문에, 혈중 옥시토신 농도가 높은 사람일수록 더 강렬한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다.

황 원장은 “옥시토신은 쾌감뿐만 아니라 파트너와의 정서적 유대감을 만드는 역할도 한다. 때문에 오르가슴은 연인 간의 유대감을 강화하는 명약”이라고 설명했다.

이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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