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한 스포츠 사전> 말이 필요없는 매력, 승마 (한성대신문, 553호)

    • 입력 2020-03-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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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0-03-15 01:52



당신은 말을 타본 적이 있는가? 아마 대부분의 사람은 ‘없다’고 답할 것이다.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동물이 아닐뿐더러 ‘승마’ 경험조차 생소하기 때문이다. 승마란 ‘사람이 말을 타고 부리는 여러 가지 동작 또는 경기’를 의미한다. 과거 승마는 ‘경기’의 의미보다 말 위에서 행하는 ‘기술’의 의미로 더 잘 알려졌다.

그런데 오늘날의 승마는 우리에게 스포츠 종목으로 익숙하다. 승마는 올림픽 종목 중 유일하게 살아있는 생명과 함께 경기하는 스포츠다. 그렇기에 말과 기수 모두 선수가 되며, 이 둘의 호흡이 중요하다. 과연 승마에는 어떤 원리가 깃들어있을까?

먼저 승마의 자세에는 ‘무게중심’의 원리가 숨어있다. 승마를 할 때 무게중심은 말과 기수가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이때 말의 무게중심은 말의 심장 부근에 위치하고 기수의 무게중심은 기수가 말 위에 올라탔을 때 배꼽 밑에 위치한다. 기수의 무게중심은 말의 무게중심이 이동할 때마다 함께 이동하는데, 따라서 기수가 말의 무게중심에 가까이 자리할수록 말이 쉽게 움직일 수있다.

그런데 만약 기수의 무게중심이 어긋나면 어떻게 될까? 먼저 기수의 다리가 충격을 받는다. 이때의 충격으로 기수의 엉덩이는 뒤로 빠지고 척추는 구부러진다. 이 경우 인체 구조상 스프링 역할을 하는 척추가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 결국 기수의 허리에 강한 통증을 일으켜 기수와 말의 무게중심은 항상 일치해야 한다.

안정적으로 무게중심을 이뤘다면 이제 ‘진짜’ 말을 타고 움직일 차례다. 이때에는 ‘원심력’의 원리가 적용된다. 원심력을 견뎌야 승마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원심력이란 예를 들어 우리가 버스를 타고 곡선주로를 지날 때 실제로 작용하진 않았지만 곡선 쪽으로 쏠리는 힘을 말한다. 승마의 경우에도 말을 타고 회전할 때 기수는 회전 중심의바깥쪽으로 힘을 느끼는 원심력을 경험하게 된다. 이때 기수는 마체(말의 다리부분을 제외한 몸통)가 기울어지는 방향으로 같이 몸을 기울임으로써 원심력을 이겨내야 한다. 초심자는 말에 올라탄 뒤 원 모양으로 걷는 연습을 하게 되는데 이때 원심력을 느낄 수 있다.

만약 기수가 원심력을 이겨내지 못하면 몸의 균형이 흐트러지면서 무게중심이 어긋나게 되는데 이는 기수뿐만 아니라 말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기수가 원심력을 이기지 못하면 마체 역시 방향을 잃고 원 궤도에서 벗어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수의 무게중심뿐만 아니라 말의 무게중심까지 균형을 이뤄야 한다.

이처럼 기수가 말에 올라타 무게중심을 잡고 원심력을 이겨내기까지에는 오랜 훈련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기수와 말은 함께 훈련하며 자연스레 서로 교감을 나누게 된다. 이에 대해 김광현(한국마사회) 과장은 “승마는 기수나 말 혼자서 뛰어나다고 잘하는 것이 아닌 기수의 손과 다리의 움직임으로 말과 ‘대화’하는 스포츠”라고 전했다.

박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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