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人> '거친 손으로 달콤한 디저트를 만들다' (한성대신문, 516호)

    • 입력 2016-09-20 13:51
제빵계의 '카탈레나', 파티쉐 김예슬씨를 만나다.

흔히 파티쉐는 낭만적이고 예뻐 보이는 직업이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파티쉐는 섬세함과 강한 체력을 요구하는 직업이다. 완성품이 나올 때까지는 한시도 앉아 있을 수 없고, 생크림이 만들어질 때까지 휘핑을 계속해야 하기 때문이다. ,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 만하는 창작의 고통까지 감내해야 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감내하고 자신의 디저트를 만드는 이가 있다. 바로 우리 학교에서 경영을 전공한 졸업생 김예슬 파티쉐다.
 
학교에 오래 있는 것이 싫었던 과수석
그녀는 일부러 아침에 수업 듣는 것을 좋아했다. 왜냐면 그녀는 학교에 있는 것을 싫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는 학교에 있는 것만 싫었했을 뿐, 타 전공을 교양으로 들을 만큼 학구열이 컸다. 그러나 학구적인 그녀를 지치게 한 것은 다름 아닌 공부였다. 학교를 다니는데 있어 휴식이 필요하다 생각했던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휴학을 결심했다. 그리고 그 휴학기간에 취미로 제빵학원을 다니기 시작했다.
학원을 다녔을 때, 매일 해야하는 과제는 케이크 만들기였다. 처음에는 친구와 가족들에게 선물하며 케이크만들기를 재밌게 배웠다. 하지만 계속되는 과제 때문에 남는 케이크를 해결할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그 날부터 케이크를 팔기 시작했다. 그때 처음으로 케이크를 통해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제빵에 더욱 흥미를 느꼈다. 그리고 파티쉐가 내 길 이라는 생각에 전문가 과정까지 이수했다. 주변이 만류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티쉐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까탈스러운 양갱아가씨
김예슬 파티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맛이다. 어느 날 그녀가 시중에서 파는 케이크를 먹어봤는데 화가 나는 맛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직접 만들기로 결심했다. 실제로 그녀가 만들고 있는 치즈케이크나 당근케이크는 그녀의 까다로운 입맛 덕분에 탄생한 것이다. 그리고 그 까다로움은 작품을 만들 때 더욱 빛난다. 그녀는 디저트를 만들 때 재료를 아끼지 않고, 본연의 맛을 살려주면서 누구나 먹고 싶은 디저트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또한 케이크를 만드는데 재료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녀는 재료의 선정 과정에서부터 까다롭다. 그녀는 당근케이크를 만들 때, 제주산 당근만 취급한다. 또 그녀의 히트작 쑥양갱을 만들 때에도 이모가 직접 만든 쑥가루가 아니면 안된다. 이러한 성격 탓에 그녀가 만드는 디저트는 품질이 높을 수 밖에 없다.
또 하나 그녀가 창작하는 데에 있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디저트를 먹는 사람이다. 그녀가 만든 쑥양갱이나 홍삼양갱은 사실 먹는 당사자를 분명 했기에 나온 작품이다. 처음 의뢰가 들어 왔던 카페는 자전거를 테마로 하는 카페였다. 그녀는 자전거와 관련된 대상을 아재라고 생각했고, 따라서 아재들이 좋아할 만한 건강한 느낌의 디저트를 만들고 싶었다. 그때 나온 디저트가 홍삼양갱이다. 그리고 지금 이 홍삼양갱은 자전거를 테마로 하는 카페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오직 나만의 길을 추구한다
패션에도 유행이 있듯이 디저트에도 유행이 있다. 한동안 마카롱은 어디서든 구매 가능한 제품이었다. 마카롱이 유행이었던 시기에 그녀는 묵묵히 자신이 만들고 싶은 디저트를 만들었다. 뻔한 것이 싫었던 그녀는 뻔한 재료로 뻔하지 않는 디저트를 만든다. 이름에서부터 독특한 반포리치’, ‘잠수교 스파클링이 그 예이다
    
작은 습관이 큰 꿈을 만들다
그녀는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한다. 책을 읽을 때, 그녀의 습관은 마음에 드는 구절을 따로 메모 하는 것이다. 메모를 하는 습관으로 인해, 그녀는 자신만의 특별한 세 개의 노트를 가지고 있다. 첫 번째 노트는 아이디어 노트, 두 번째는 작업과정을 메모해둔 노트, 마지막으로는 완성된 레시피를 메모해둔 노트이다. 그녀의 꿈은 그녀의 레시피가 담긴 마지막 노트를 엮어 레시피 책을 만드는 것이다.

파티쉐는 여자들이 하는 네일아트는 고사하고, 손가락 마디마디가 두꺼워 지며, 화상을 입을 때도 많다. 하지만 그녀는 아름다운 손을 포기한 대신, 자신의 이름이 내걸린 디저트를 택했다. 지금 이 시간 그녀는 아직도 레시피를 연구 중이다. 자신의 길을 걷느라, 상처로 범벅이 된 그녀의 손은 어느 누구보다 아름답다. 달콤하고 아름다운 직업 파티쉐, 그녀의 큰 꿈을 응원한다.

본인의 디저트 작업장에서 웃고있는 김예슬씨의 모습

 이유정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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