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학송> 허점 드러난 트랙 시행세칙 (한성대신문, 570호)

    • 입력 2021-09-2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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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1-11-26 17:32

올해 초 트랙 구조조정이 확정되면서 총 8개 트랙의 통폐합이 결정되자 학생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고심 끝에 선택한 전공이, 오랫동안 바랐던 꿈이, 설레이며 그렸던 미래가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되게 생겼는데 과연 그 누가 아무렇지 않겠는가. 당시 구조조정과 관련 없는 트랙을 선택한 학생들 사이에서도 불안감이 조성됐다. 트랙 구조조정이 일회성으로 끝나리란 보장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려는 현실이 됐다. 또다시 5개 트랙에 대한 구조조정 논의가 진행된 것이다.

대학본부는 지난 트랙 구조조정 당시, 모든 구조조정 절차가 끝난 후 학생에게 결과를 공지했다. 통보에 가까운 공지에, 본부는 소통이 부족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이번에는 달랐다. 지난 2일과 15일, 본부는 ‘트랙 구조조정 관련 학생대표 간담회’(이하 간담회)를 열었다. 트랙 구조조정 여부를 심의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의 의견을 듣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간담회에서 학생대표들이 제기한 여러 의문에 대한 본부의 답은 대부분 ‘기준이 그렇다’였다. 「트랙 신설, 변경, 통합, 폐지에 관한 시행세칙」(이하 시행 세칙)에 따른 결과라는 말이다. 시행세칙 제5조 제1항 제2호에 의하면, 트랙 신설·통합 후 2학년부터 4학년까지 편제가 완성된 연도부터 재학생 수가 4월 1일 기준 2년 연속으로 주간 45명, 야간 30명 미만이면 해당 트랙이 폐지된다. 구조조정 대상이 된다는 의미다. 여기서 ‘재학생 수’는 제1트랙 및 제2트랙으로 선택한 인원의 합을 말한다. 휴학한 학생은 시행세칙에서 정의한 트랙 선택 인원에 해당하지 않는다. 군 휴학 등 불가피한 상황에서도 예외 조항은 없다.

트랙 폐지 절차와 관련한 오해도 있었다. 시행세칙 제5조 제2항에 따르면, 폐지된 트랙은 학생 모집이 중지되며, 재학생이 남아 있지 않을 때 트랙 폐지 절차가 완료된다. 학생들은 트랙이 폐지 절차를 밟을 때, 전공 과목을 수강할 수 없다고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학사운영규정」 제16조 2항에는 ‘수강신청 인원이 전공교과목 10명, 교양교과목 20명 미만인 경우 해당 교과목을 폐강함을 원칙’이라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교무처장의 승인이 떨어지면 인원과 무관하게 강의 개설이 가능하다.

시행세칙의 가장 큰 허점은 이의신청 조항이다. 시행세칙 제7조에 따르면, ‘트랙의 신설, 변경, 통합, 폐지에 이의가 있는 트랙은 구성원 전원의 동의를 얻어 기회위원회에 서면으로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고 명시돼있다. 여기서 ‘구성원’은 해당 트랙 소속의 교수를 말한다. 시행세칙이 인정하는 이의신청 가능 주체는 학생이 아니다. 이번 트랙 구조조정 논의 과정에서 ICT디자인학부 학생회가 ‘트랙 구조조정 반대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본부는 결과를 받아보겠다 했지만, 최종 결과에 영향을 미칠지 확신할 수 없다. 시행세칙에 근거한 이의신청이 아니니 말이다.

트랙 구조조정은 기획위원회와 교무위원회, 그리고 총장이 결정한다. 이를 견제할 이의제기 역시 학생이 아닌 교수의 몫이다. 결과는 오롯이 학생이 겪어야 할 몫인데, 과정에는 학생 의견이 전혀 포함되지 않는다. 두 차례의 트랙 구조조정 간담회를 거치며, 시행세칙의 허점이 속속 드러났다. 수면 위로 떠오른 이상, 해결해야 한다. 조만간 교무위원회의 최종 심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간담회를 통해 전달된 학생대표와 학생의 의견이 최종 결과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지만, 부디 보여주기 식의 소통은 아니었길 소망한다.

신혜림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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