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생득론적 관점에서 본 언어학 (한성대신문, 518호)

    • 입력 2016-11-07 18:12
『언어본능 : 마음은 어떻게 언어를 만드는가?』 출처 : 알라딘
언어본능 : 마음은 어떻게 언어를 만드는가
저자 : 스티븐 핑커
출판사 : 동녘사이언스
출판일 : 2008.12.20.
책소개 : 언어본능은 언어가 인간의 본능이라고 주장하며, 언어가 인간의 마음에서 어떻게 만들어 지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저자는 언어학에 대한 다양한 연구 사례를 종합하여 이를 설명하고 있으며, 타 주장들을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다.

우리의 삶을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는 언어이다. 등교 길에 듣는 노래 가사도, 친구와 하는 대화도 모두 언어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은 성인이 왜 외국어를 배우기 어려운지, 왜 세상에는 수많은 언어가 존재하는지와 같은 흥미로운 질문을 던지며 책을 이끌어나간다. 그리고 이러한 질문들에 언어가 인간의 선천적인 능력, 즉 본능이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저자와 마찬가지로 언어를 생물학적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주장은 이전부터 있어왔다. 하지만 저자는 자신의 주장에 따라 타 주장들의 한계를 지적하며,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저자는 같은 생득론자인 촘스키가 문법의 복잡한 설계가 진화론의 자연선택 이외의 방법으로 이루어졌다고 주장하는 것을 비판한다. 그 외에도 전 세계의 언어가 가진 보편적인 특징을 가졌다는 사실과, 인간의 뇌 좌반구 중 전두엽 아래쪽 부위에 있는 일부 회로가 손상될 경우, 언어 장애를 겪는 사례 등을 통해 타 주장들을 반박한다.
이 책의 저자는 언어학을 모르는 일반인에게도 쉽게 이해되게끔 쓰려 노력했다. 하지만 실제로 이 책은 언어학에 대해 생소한 독자들에게는 불친절하다. 방대한 양의 예문들은 원어와 번역이 동시에 제공되지만, 딱딱한 직역투의 번역은 독자가 예문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독자는 원어의 뉘앙스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만 한다. 원어를 모르는 독자의 경우는 이것조차 불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언어학에 등장하는 다양한 이론 및 개념들이 충분한 사전 설명 없이 등장하곤 한다. 책의 가장 뒷부분에 등장하는 용어설명은 단순히 용어만을 설명할 뿐, 본문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내용을 전부 보충해주지는 못한다. 기본지식이 부족한 독자의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운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생득론적 입장에서 타 생득론자들의 주장을 비판하고, 자신의 주장을 확장시켜 나간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또한 저자는 수많은 실험 보고서부터 방송 녹취록, 평범한 사람들의 대화까지 이르는 방대한 양의 자료를 활용해, 상세히 설명을 하려 노력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어려운 도전이 되겠지만, 생득론적 입장의 언어학에 대해 심도 있는 지식을 원하는 독자라면 이 책을 통해 지식을 확장시킬 수 있을 것이다.

유은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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