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쓸 때마다 창작이 무엇인지, 제가 쓰고 간 글에는 뭐가 남는지 고민하게 됩니다. 창작의 과정이 온전히 작품과 저의 시간이지만, 작품이 세상 밖으로 나가고,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받기 시작한 순간부터 작품은 온전히 저의 소유가 아니고 독자와 함께 만들어 나가는 것입니다.
제가 어떤 의도로 만들었든, 제 작품을 본 사람 하나하나가 제 작품과 감상한 경험을 다르게 느낍니다. 작품은 여전히 작품 자체로 존재하고, 제가 만들었다는 사실도 변하지 않지만, 작품을 세상에 내보이고 겪는 경험은 제어할 수 없습니다.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은 어느 과학자가 인조인간을 만들고 일어나는 비극을 담은 소설입니다. 책을 읽고 아무 목표 없이 놓인 인간은 이 거친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라고 메리 셸리가 질문하는 것 같았습니다. 신은 인간을 만들고, 인간은 또 인간을 만듭니다. 우리는 행동하고, 결과를 내놓습니다. 우리가 노력해서 만든 결과는 시간이 지나며 놓아줘야 할 때가 옵니다. 우리가 얼마나 노력을 쏟았든, 우리가 만든 결과를 위해, 그리고 저희 자신을 위해 미래로 나아가야 합니다. 어머니가 결국 자식을 독립시키듯이요.
「프랑켄슈타인」을 모티브로 글을 쓰게 된 이유는 길을 잃고 방황하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이 저와 저희 세대와 닮아있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저의 소설을 높게 평가해 주셔서 감사하고, 독자 분들이 제 소설을 통해 훌륭한 작가인 셸리와 그의 작품을 알아보며 위대한 작 품을 만나는 경험을 하길 바랍니다.
윤승희(인문 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