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화정> “공감의 힘, 공감력을 갖춘 리더를 염원하는 이유”(한성대신문, 520호)

    • 입력 2017-03-08 14:27

인지심리학자인 김경일 교수는 지도자의 덕목을 묻는 질문에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공감력을 들었다. 공감의 사전적 의미는 남의 감정, 의견, 주장 따위에 대하여 자기도 그렇다고 느낌. 또는 그렇게 느끼는 기분을 말한다. “그렇구나” “맞아”, “나도 그렇게 생각해등과 같은 표현은 우리가 누군가의 말에 공감할 때 내는 소리들이다.
이것은 일치함, 조응(照應)’에 대한 기쁨이 드러난 표지이다. 누군가가 나와 같은 생각을 한다는 것, 같은 곳을 바라보고 같은 것은 느낀다는 것은 굉장히 행복한 느낌이다. 네 안에 내가 있는 것이고, 내 안에 네가 있는 것이다. 함께 할 수 있는 터전을 가지고 있는 셈이니 소통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아도 소통(서로 막힘이 없이 통함)의 경지에 이른 상태인 것이다.
그런데 변화가 빠르고 사회가 분화될수록 다양한 가치가 존재하기 때문에 사람들을 통합할 정도의 공감은 그리 많지 않다.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누군가의 상태를 알기 위해서는 그들 안에 무엇이 있는지 오랫동안 공들여 들여야 봐야 하는데 사람들은 바쁘고 힘들다. 그래서 나와 다른 그들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헤아릴 여유가 없고, 이제 그럴 생각도 없어진 듯하다.
그리스어 ‘empatheia’에서 유래한 공감이라는 말은 (en-)에 들어가서 고통(-pathos)을 함께 느낀다.’는 의미라고 한다. 나와 다른 누군가의 안으로 들어간다는 것, 그의 고통까지 접근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랬구나.” 한 마디에 내 안을 내 주는 이유는 어쩌면 우리가 그의 노력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공감이 필요한 시대라는 것은 고통이 많은 시대라는 것인데, 치유의 대 전제는 고통의 원인을 아는 것이다. 공감이 어려워진 시대, 누군가의 고통을 들여다 볼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없는 시대이기에 더더욱 우리는 고통을 들여다 볼 힘과 용기가 있는 공감력있는 리더를 염원하는지도 모른다.

나은미 교수
(사고와 표현 교육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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