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네트워크 과학'을 연결하는 열다섯 개의 마디 (한성대신문, 513호)

    • 입력 2016-07-25 17:13
『링크 : 21세기를 지배하는 네트워크 과학』, 출처 : Yes24
책제목 : 『링크 : 21세기를 지배하는 네트워크 과학』
저자 : 알버트 바라바시
출판사 : 동아시아
출판일 : 2002. 10. 24
책소개 : 『링크』는 현대 사회에서 네트워크 이론이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다양한 각도로 살펴보는 책이다. 물리학에서 시작한 이론이 경제학, 철학 등 다양한 학문과 마주하는 과정을 통해, 독자는 현대사회를 더 편하게 해석할 수 있는 이론을 접할 수 있다.

저자 앨버트 라즐로 바라바시는 21세 새로운 과학인 복잡계 네트워크 이론의 창시자다. 2002년에 그가 세상에 내놓은 네트워크 이론은 서로 연결되어서 복잡하게 발생하는 사건과 현상들을 해독해 낼 수 있는 새로운 지도다. 네트워크의 묘미는 '관계'에 있다. 인간관계, 경제 구성요소 간의 관계, 세포와 단백질 간의 관계, 인터넷 웹페이지 간의 관계... 이 많은 관계들은 서로 상이한 시스템들 내부의 것이지만, 이 시스템들 사이에서 놀라운 유사성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 네트워크 이론의 핵심이다.
기존의 과학은 세계를 끝없이 해체해 나가는 작업이었다.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원자에서부터 쿼크와 힉스까지 더 미세한 조각을 찾아 헤맨 것이다. 이러한 과학 연구방법론의 배후에는 '부분을 이해하면 전체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철학이 숨어있다. 그러나 저자는 기존의 과학이 마치 분해한 장난감을 조립하지 못하는 아이와 같음을 지적한다. 재조립은 분해의 역순이 아니라 당초의 예상보다 훨씬 어려운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복잡성(complexity)라는 새로운 벽과 마주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러한 징후들은 15가지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저자는 월드와이드웹과 웹페이지, 바이러스와 게놈, 경영과 산업구조문제, 국제 금융위기 등과 같은 다양한 주제들을 폭넓게 다룬다. 그리고 이야기들을 챕터대신에 링크라는 용어로 엮는다. 일견 분절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 개별 챕터들도 사실은 네트워크 구조로 연결되어 있음을 책의 구성형식에서도 보여준다. 아울러 작가적 묘사와 가미된 역사적 사건들을 예화로 들어 현상 이면에 숨어있는 네트워크 구조를 드러내 보이고 있다.
이처럼 이 책은 어려운 과학이론을 독자가 흥미를 가지도록 쉽게 풀어가고 있다. 그러나 책의 후반부에는 전문적인 용어가 많이 나온다는 흠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어야하는 이유는 네트워크 구조라는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이미 사회학, 심리학, 경영학, 경제학, 생물학, 의학, 컴퓨터공학, 산업공학 등 많은 학문 분야들에서 네트워크 이론을 접목시켜 융합학문의 꽃을 피우고 있다.
경영학에서는 혁신의 전파 순서를 '혁신가-초기수용자-초기대다수-후기대다수-늦은수용자' 다섯 단계로 설명한다. 여기서 혁신가(innovator)는 책의 저자 바라바시와 같이 뛰어난 통찰력으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혁신가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초기수용자(ealry adaptor)들이다. 이들은 혁신가들이 주장하는 바를 꿰뚫어보고 이를 여러 분야에 적용하는 사람들이다. 우리가 혁신가가 되는 것은 어렵지만, 이를 활용해 세상을 앞서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가 이 책을 내놓았던 2002년과 달리 현재는 네트워크라는 단어 자체가 너무나 친숙해졌다. 그러나 그 본질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다시 부연하지만 모든 것은 다른 모든 것에 잇닿아 있다.” 개별 주체와 대상이라는 한계를 넘어갈 수 있는 네트워크의 비밀이 책에서 설명하는 관계속에 숨어 있다.

김민식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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