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교 기숙사 통금 규정에 대한 기숙사 입주생(이하 기숙사생)의 불만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취재 결과 일부 학생들은 통금시간 기숙사 출입문 폐쇄 후 안전성 문제와 학습 제한 등을 주요 이유로 꼽았다. 두 의견에 대해 글로벌빌리지는 해당하지 않았으나 상상빌리지와 우촌학사 기숙사생에게 두드러진 고충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대학본부 측은 학생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통금규정이 존재하므로 앞으로도 해당 규정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현재 본교의 기숙사는 ▲상상빌리지 ▲우촌학사 ▲글로벌빌리지 등이 마련돼 있다. 상상빌리지와 우촌학사의 경우 본교 생활관 홈페이지에 안내된 생활안내 및 상벌규정에 따라 운영된다. 생활관 규정에 따르면 기숙사 출입금지 시간은 오전 12시부터 오전 5시로 규정되며, 해당 시간대에 ‘외박신청을 하지 않고 외박한 자’와 ‘출입문 폐쇄 시간에 기숙사를 들어오는 자’에게 벌점 5점이 부여된다. 벌점의 합이 20점 이상인 기숙사생은 강제퇴사 처분을 받을 수 있다. 외박 신청은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본교 생활관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며, 오후 10시 이후 신청을 원할 경우 각 기숙사 사감에게 직접 연락해 협의해야 한다. 글로벌빌리지의 경우 본교 국제학생입학지원센터 홈페이지에 명시된 기숙사 체류정보 규정을 따르고 있다.
기숙사생은 통금시간 기숙사 출입이 불가한 점이 기숙사생의 안전성을 해친다고 말한다. 출입금지 시간에 기숙사로 복귀할 경우 벌점이 부과되므로 이를 피하고자 야간에 외부 시설에서 머무는 사례가 발생한다는 이유에서다. 상상빌리지에 거주 중인 조형기(상상력 1) 학생은 “친구들과의 모임 등 개인일정으로 인해 오전 1시를 넘어갈 경우 기숙사생은 갈 곳이 없다”며 “벌점이 부과되지 않도록 PC방 등의 외부 공간에서 자거나 밖을 맴돌아야만 한다”고 토로했다. 우촌학사에 거주하고 있는 조범근(문콘 1) 학생은 “통금으로 인해 기숙사로 돌아가지 못하고 외부에서 밤을 세워야했다”며 “우촌학사의 경우 교외에 위치해 있으며 근처에 차량이 많고 주변이 어두워 안전에 위협을 느낀 경험이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기숙사의 규제에 대해 불만이 존재하는한편, 수면과 안전을 위해서는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존재했다. 만약 통금제가 폐지돼 새벽에 돌아다니는 학생이 생긴다면 소음으로 불편사항이 증가할 것이라는 견해다. 상상빌리지에 거주하는 김성현(AI응용 1) 학생은 “통금이 존재하는 현재도 늦은 시간에 통화하거나 이야기를 하면 소란스러운 경향이 있다”며 “해당 규정이 폐지된다면 학생들이 돌아다니는 소음으로 인해 수면에 더욱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학본부는 통금시간과 관련한 안전성 문제에 대해 출입금지 시간에 입실하더라도 기숙사별로 운영 중인 상점 프로그램을 통해 벌점을 관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진경(상상빌리지) 행정실장은 “기숙사생들이 출입금지 시간 이후에 입실해 벌점을 받더라도 이를 만회할 기회를 제공하려 다양한 상점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며 “통금으로 인해 기숙사 밖에 머물다 안전상의 위협을 느낄 경우 벌점을 받고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도 방안으로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엄윤호(우촌학사) 사감은 “통금시간이 부재하다면 외부에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상점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하지는 않지만 강제퇴사 기준에 근접한 학생들에게는 별도의 활동을 제공해 상점을 부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기숙사생이 통금 시간에 맞춰 학습을 수행하기에 제약으로 작용한다고 호소했다. 출입금지 시간 이후에도 교내외 도서관, 독서실을 자유롭게 이용하고 싶지만 불가능하다는 견해다. 상상빌리지에 거주하고 있는 강승한(사회과학 1) 학생은 “시험기간에 관계없이 과제나 공부를 할 때 도서관 등의 공간을 활용하고 싶으나 불가능해 방 안에서만 학습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조형기 학생은 “개인적으로 기숙사 안에서는 집중하기 어려워 막상 학습을 진행하려 해도 다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함께 거주하는 기숙사생이 잠을 자고 있는 상황에서 불을 키면 피해가 갈 것으로 우려돼 불편한 마음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조범근 학생은 우촌학사 특성상 상상빌리지처럼 기숙사 내부에서 학습할 수 있는 공간이 따로 마련돼 있지 않아, 폐문 시간 이후에도 공부하고 싶은 학생들을 위해서라도 여유롭게 통금 규정을 운영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대학본부는 시험기간 기숙사별 시설이나 규정 완화를 통해 학습을 보장하고 있으나, 그 외의 경우 안전을 고려해 출입금지 시간대는 유지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임 행정실장은 “상상빌리지 내에 독서실이 마련돼 있으며 시험기간 전후로 총 3주 동안은 24시간 운영되고 있으므로 해당 공간을 이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엄 사감은 “우촌학사의 경우 시험기간에 2주 정도 기숙사 출입금지를 일시 해제하고 있다”며 “4인이 생활하는 기숙사이기에 학습하기엔 어려움을 겪는 것을 이해하지만 안전을 위해 규정대로 운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생들의 의견 전반과 관련해 대학본부는 학생들의 안전 확보가 우선이므로 기숙사 규정을 준수하길 바란다는 의견을 전했다. 임 행정실장은 “학생들의 편의와 안전한 단체생활이 동시에 유지되기 위해 규정이 존재한다는 점을 인지해주기를 바란다”며 “기숙사에 입사한 만큼 책임감 있게 안전한 생활을 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엄 사감은 “학교는 기숙생의 안전을 관리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기에 출입금지 시간이 존재해야 한다”며 “기숙사 규정을 준수하도록 노력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학가에서는 기숙사 통금 시간에 대해 여유로운 기준을 적용하거나 통금제 폐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기도 하다. 서울특별시 인권위원회는 2020년 「인권친화적 대학기숙사 공동생활 가이드라인」을 통해 학교와 학생들의 이해와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해결책을 제시하도록 권고하기도 했다.
조수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