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산에 올라> 언어의 국경 : 국경을 넘지 못하는 이주민의 언어 (한성대신문, 616호)

    • 입력 2025-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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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5-11-10 00:00

이주민들에게 있어서 언어가 장벽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당신은 알고 있는가? 주로 국가 사이에서 이뤄지는 이주는 언어의 장벽을 만들곤 한다. 즉, 사람은 국경을 넘었어도 언어는 국경을 넘지 못한 것이다.

언어는 사람이 사회에 포함되고 일상을 살아내기 위한 필수 요소다. 글로벌 시대에 사는 우리는 언어의 장벽 문제를 고민해 봐야 한다. 기존의 많은 연구들은 모국어가 아닌 제2언어 숙달이 이민자의 사회적 통합, 일상생활 적응, 고용 접근, 불안 해소 등에 직접적으로 기여한다고 보고해왔다. 하지만 해당 연구에 따르면 이민자들은 여러 이유로 인하여 언어장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언어의 장벽이 생긴 이주민의 삶은 어떨까? 한 기사에 따르면 7년 전 한국에 온 베트남 이주민 풍티투(37)는 병원의 기억을 묻자 ‘말에 얽힌 한’부터 이야기했다. “아파도 병원 안 갔어요. 그냥 약국 갔어요. 말 못 해서.” 또한 그녀는 한국어로 가득한 ‘초음파검사 결과지’나 ‘기형아검사 결과지’를 읽고 또 읽어도 이해할 수 없었다. 병원 앞에서 풍티투에게 언어는 소통의 도구가 아니었다. 벽이고 공포였다. 언어의 장벽은 이주민들에게 다양한 이유로 언어를 학습해 언어 장벽을 넘을 기회가 부족했고 환경이 조성돼 있지 않았다.

한 논문은 이렇게 설명한다. 새로운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언어를 학습시키려면 이민자의 심리적 저항을 해소시킬 필요가 있으며 사회적으로 고립된 이민자에게 접근할 전략도 필요하다고. 세계화가 가속화되고 기술이 발전할수록 사람들은 태어난 곳이 아닌 전혀 다른 곳에 남은 생을 살아가게 되는 경우가 더 많아질 것이다.

우리는 언어가 그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그들의 삶을 어떻게 지지해 줄 수 있는지를 함께 고민해 봐야 한다. 또한 우리 사회가 그들에게 얼마나 자연스럽게 실생활 언어를 학습할 환경을 마련해 줄 수 있는지가 핵심적인 과제가 돼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더 많은 이주민들이 같은 소리와 강도의 목소리를 내는 세상이 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

황수현(인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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