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학송> 이로운 방향으로 나아갈 총학을 기대하며 (한성대신문, 567호)

    • 입력 2021-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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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1-05-09 18:21

학기가 시작된 지 절반이 지난 지금,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여전하다. 대학 내 확진자가 꾸준히 발생하면서 학생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대학가에는 비대면과 대면을 병행하는 블렌디드 강의 방식이 이어지고 있다.

혼란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총학생회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등교하지 않는 학생들이 늘면서 학생의 목소리를 대표하고 학생과 대학본부의 가교 역할을 하는 총학은 바빠질 수밖에 없다. 한 학기의 중후반대로 접어든 지금, 과연 본교 총학은 본인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가.

총학은 올해 대학본부와 2번의 정기 간담회를 진행했다. 2월 8일 진행된 1차 정기 간담회에서는 1학기 개강을 앞두고 발생한 수강신청 문제와 학사운영 방식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당시 총학은 학생을 대상으로 ‘학교생활 개선사항 설문조사’를 실시해 학생의 의견을 학교에 건의했다. 3월 25일 진행된 2차 정기 간담회에서는 수강신청 이후 발생한 문제와 비대면 시험 요청, 홈페이지 개선 등이 논의됐다. 본부는 2번의 간담회 모두에서 건의사항에 대한 답을 내놓았다.

그러나 총학은 그 어느 곳에도 간담회 결과를 고지하지 않았다. 에브리타임,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낙산의 메아리 등 총학이 사용하는 학내 커뮤니티에는 외부업체와의 제휴 안내글과 행사 공지가 주를 이루고 있다. 간담회 결과의 안내문을 공지했냐는 본지의 질문에 총학은 “본부가 e-class에 결과문을 올린 걸로 알고 있다"라고 답변했다. 확인 결과, 간담회 의제 중 일부인 한성 e-class 관련 문의사항에 대한 답변뿐이었다.

대외활동 소식도 마찬가지다. 총학은 작년에 이어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이하 전대넷)의 등록금 반환 및 학습권 침해 저항 운동에 서명은 했지만 실질 참여나 학생에게 정보 전달은 진행하지 않았다.

총학은 학생의 의견을 모으는 과정에 서도 미흡한 모습을 보였다. 트랙 폐지 등 교내 일이 발생했을 때 학내 커뮤니 티에서 학생의 불만이 표출된 후에야, 혹은 대학의 조치가 이뤄진 뒤에야 학 생 의견을 수렴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지난해와 크게 다를 바 없음에도 전 총학과 지금 총학의 소통 방식에는 분명 차이가 있다. 전 총학은 작년 7차례 간담회를 진행하면서 모든 결과를 학내 커뮤니티에 공지했다. 학생들은 건의내용에 대한 학교의 답변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전대넷 활동 내역을 정리해 주요 SNS에 배포하기도 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300여 명일 때에는 단과대학·학과 학생회와 협심해, 학생들 의견을 모아 비대면 시험 전환을 학교에 요구하기도 했다.

올해 코로나19를 대하는 사람들의 피로감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확진자가 조금이라도 증가하면 비대면을 주장했던 학생들은 이제는 큰 항의 없이 대면 강의를 듣고 대면시험을 보는 등 작년과는 달리 수용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교내에서 확진자가 발생하거나 일일 신규 확진자가 500명을 넘겨도 작년보다 비교적 작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총학만큼은 이 상황에 익숙해지면 안 된다. 코로나19확산 위험은 여전하고 학생은 대면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학습권 보장과 등록금 반환을 위한 목소리는 그대로지만 어떤 것도 해결되지 않았다. 총학마저 피로감에 매몰된다면 학생들이 기댈 곳은 없다.

총학에게 묻고 싶다. 없는 것보단 나은 총학에 만족할 것인가, 아니면 그대들이어서 다행인 총학으로 남을 것인가. 만약 후자를 꿈꾼다면, 지금의 모습을 유지해선 안된다. 이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겠다는 총학 선본의 의미처럼 어디로 나아갈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박희연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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