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플랫폼의 발 아래 쩔쩔매는 과외 교사 (한성대신문, 623호)

    • 입력 2026-06-0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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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6-06-08 00:01

방학을 앞두고 대학생들이 이른바 ‘꿀알바’를 찾는데 한창이다. 그중 과외는 비교적 높은 시급으로 인해 꾸준한 인기를 자랑한다. 이러한 수요에 맞춰 등장한 김과외, 설탭, 콴다 등의 과외 중개 플랫폼(이하 과외 플랫폼)은 과외 교사와 과외 학생을 연결해 준다. 그러나 과도한 수수료 부과부터 개인정보 유출까지 다양한 피해 사례가 발생하며 ‘악덕 중개업자’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과외 플랫폼은 대학생 과외 교사와 과외 학생이 기재한 신상정보를 바탕으로 과외 중개 전 과정을 지원한다. 과외비 책정, 과외 학생·과외 교사 연결, 과외비 수령·지급 등을 중개하며, 과외 교사와 학생 간 ‘매칭’이 성사되면 과외비에서 일정 수수료를 납부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러한 과외 플랫폼은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과외 교사와 과외 학생을 손쉽게 연결해 주는 편의성과 비대면 수업 확대 등이 맞물리면서 이용자가 늘어났다. 실제로 김과외는 2026년 기준 가입자 수가 과외 교사 약 70만 명, 학생·학부모 회원 약 170만 명으로 도합 240만 명에 달했다. 설탭도 2019년부터 2024년까지 매출이 연평균 112% 성장했다. 안정화(한국고용노동교육원) 교수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이후 비대면 온라인 수업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이 커지면서 과외 플랫폼도 급성장했다”고 말했다.

과외 플랫폼은 급성장했으나 이면에선 과외 플랫폼에 공개된 과외 교사의 개인정보가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과외 교사가 과외 플랫폼에 가입할 경우 출신 고등학교, 학력, 나이 등의 개인정보가 공개된다. 정보가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돼 과외 교사가 쉽게 범죄의 표적이 된다는 설명이다. 지난 2022년 20대 남성이 과외 플랫폼에서 과외 학생을 사칭 후 대학생 과외 교사에게 접근해 성폭행을 시도한 사건이 있었다. 이화여자대학교 특수교육과 3학년에 재학 중인 곽지현 학생은 “서울권 대학교에 특수교육과가 있는 대학이 한 곳뿐이라 출신 고등학교와 학과가 기재되는 것만으로도 신상이 유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배동희(노무법인 하이랩) 대표노무사는 “개인정보를 악용하는 것이 예견 가능하나 이를 막을 실질적인 장치가 부재한 상황”이라고 답했다.

과외 플랫폼의 과도한 수수료도 문제로 지적된다. 대부분의 과외 플랫폼이 과외 성사 후 과외비의 25%부터 절반 이상의 수수료를 매달 징수하고 있으며, 과외 매칭에 성공했을 경우 건당 추가 수수료를 부과하는 경우도 확인된다. 이는 한 달 과외 수익이 40만 원일 경우 최소 10만 원이 수수료로 빠져나가는 셈이다. 곽 학생은 “콴다에서 과외 교사로 활동할 당시 과외비의 약 50%를 수수료로 부과했다”며 “당시 과외 시급이 약 4만 원이었으니 약 2만 원을 수수료로 납부한 셈”이라고 토로했다.

과외 플랫폼 측에서 과외 교사들의 채팅을 모니터링하며 과도하게 통제하는 문제도 확인된다. 과외 플랫폼 내 채팅 시스템을 통해 과외 교사와 과외 학생 간 대화를 모두 확인하고, 매칭 성사 등의 사항을 실시간으로 관리해 사실상 감시 구조가 형성된다는 견해다. 주요 과외 플랫폼 이용약관에 따르면 과외 플랫폼 외부에서 연락이 가능한 모든 수단을 프로필에 작성하지 못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고려대학교 수학교육과 1학년에 재학 중인 박주형 학생은 “사용 중인 과외 플랫폼은 과외 교사와 과외 학생이 나눈 채팅을 감시하기에 과외 성사 전 전화번호 교환 등은 사실상 눈치 보이는 구조”라며 “김과외의 경우 과외 교사와 과외 학부모에게 별도의 연락으로 과외 성사 여부를 직접 확인한다”고 말했다.

과외 교사들이 각종 피해에 노출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외 플랫폼이 법적 책임을 회피한다는 비판도 몰아치고 있다. 『직업안정법』에 따르면 구인자와 구직자 간 계약 체결을 알선하는 사업은 ‘직업소개사업’으로 등록해야 한다. 그러나 다수의 과외 플랫폼이 인터넷 등의 통신 수단을 이용해 상품 등을 판매하는 ‘통신판매업’으로 등록된 상황이다. 이에 직업소개사업이라면 적용됐을 이용자 보호 의무와 관리·감독 체계 등의 책임에서 비껴나 있다. 박훈(서울시립대학교 세무학과) 교수는 “법률상 허점을 이용해 과외 플랫폼이 스스로를 통신판매업으로 등록한다”며 “이는 대부분이 대학생인 과외 교사에 대한 보호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과외 플랫폼의 개인정보 활용 문제는 정보의 비대칭적 운영에서 기인한다. 과외 교사에게는 사진, 신분증, 학생증, 학력 등 상세 신원 공개를 요구하며 이를 공개하는 것과 달리 학생과 학부모에 대해서는 휴대폰 인증만 요구하고 있다. 박 교수는 “대학생 과외 교사가 신원이 검증되지 않은 의뢰인의 호출에 일방적으로 노출돼 위험에 더 취약하다”고 피력했다.

과도한 수수료 문제의 원인으로 과외 플랫폼이 징수하는 수수료 상한선에 대한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 점이 꼽힌다. 2013년과 2018년 과외 교사들이 수익에 비해 과도한 수수료를 납부한다는 문제가 제기되며 수수료 상한을 두는 법안이 발의됐으나, 모두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과외 플랫폼의 과도한 사찰 문제는 과외 플랫폼의 개인정보 이용약관이 광범위한 수집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과외 플랫폼은 채팅 내용과 서비스 이용 기록 등까지 개별 과외 플랫폼 이용약관을 통해 동의를 확보한다. 이후 이용자 간 거래 성사 여부나 각 과외 플랫폼을 벗어난 과외 거래 가능성을 수집해 직접 개입한다는 설명이다. 안 교수는 “플랫폼에서 과외 교사는 개별적으로 개인정보 이용약관에 동의하지 않으면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운 구조에 속한다”며 “결국 개인정보 제공에 대한 실질적인 선택권을 제한받는 구조”라고 말했다.

과외 플랫폼의 법적 책임 회피 문제는 대학생 과외 교사를 전제로 한 별도의 규제가 부재한 점과 맞닿아 있다.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은 대학생을 개인과외교습자 신고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대학생의 일시·부수적 과외 활동까지 정부가 관리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과외 플랫폼이 수십만 명의 대학생 과외 교사를 중개하며 사실상 시장을 운영하고 있음에도 이에 상응하는 책임 규정은 마련되지 않았다는 비판이다. 강민형(고려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현재 정책의 우선순위가 사교육 억제에 맞춰져 있어 대학생 과외 교사의 노동권 보호 문제는 경시되는 실정”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 역시 과외 플랫폼 관리·감독에 소홀하다는 점이 또 다른 원인으로 꼽힌다. 『직업안정법』에 따라 과외 플랫폼이 직업소개사업으로 규정되지 않더라도 정부는 고용시장의 건전한 운영을 위한 관리·감독 책임을 지닌다. 그럼에도 과외 플랫폼을 단순 통신판매업 범주 안에서만 수용해 적극적인 규율에 나서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강 교수는 “과외 교사가 계약 체결 및 실제 업무 수행 과정에서 과외 플랫폼에 어느 정도 종속돼 있는지에 대한 면밀한 실태조사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개인정보 악용 우려를 줄이기 위해 개인정보를 단계적으로 공개하는 방안이 제시된다. 과외 교사와 학생이 서로를 탐색하는 단계에서는 학교·학과·성별·전화번호 등 세부 개인정보를 비공개하고, 과외 플랫폼이 학력·경력·신분을 검증했다는 사실만 표시한다. 이후 수업 계약이 체결된 경우에만 실명과 연락처 등 필수 정보를 양측에 동시 공개하는 방안이다. 박 교수는 “최근 여러 기업이 양방향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일방적 정보 노출을 보완하는 추세”라며 “택시 서비스 플랫폼인 우버나 카카오택시 등은 이미 해당 방식을 채택 중”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과외 플랫폼을 이용하는 과외 교사들의 과도한 수수료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수수료 상한제 논의를 재개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과외 플랫폼 산업 위축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는 만큼 일률적인 규제를 도입하기보다, 과외 시장의 특성을 고려해 적정 수수료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배 노무사는 “단순히 입법에 기대기보다는 전문가들의 논의가 사회적으로 우선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과외 교사에게 발생하는 과도한 사찰 문제를 막기 위해 과외 플랫폼의 개인정보 이용약관에 대해 최소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과외 플랫폼이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범위를 넘어 이용자의 채팅 내용과 활동 기록을 광범위하게 수집·분석하지 못하도록 목적과 범위를 명확히 제한한다. 또한 과외 플랫폼 이용자가 요구할 경우 개인정보를 삭제할 수 있도록 보호하는 방식이다. 배 노무사는 “개인정보 수집에 대해 개별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동의권 보장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외 플랫폼에 속한 과외 교사의 지위 보장 필요성도 제기된다. 부업 교습자의 특수성을 인정하되 과외 플랫폼을 통해 활동하는 경우 표준계약서와 같은 최소한의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박 교수는 “단순히 대학생을 등록 대상에 강제 편입시키기보다 과외 플랫폼을 통해 일하는 경우 분쟁조정, 표준 수수료, 자격 보호 등 최소 보호 규범을 적용하는 절충안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과외 플랫폼의 법적 성격을 재검토하고 정부의 관리·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견해도 나타난다. 과외 플랫폼이 사실상 구직자와 구인자를 연결하는 직업 소개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만큼, 정부 역시 사업 유형에 대한 점검과 관리·감독 체계 정비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안 교수는 “과외 플랫폼 기업들이 이윤에 비해 충분한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한다”며 “시장 교섭력이 취약한 과외 교사에게도 공정한 과외 플랫폼 시장이 형성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과외 플랫폼에서 드러난 문제를 플랫폼 노동 전반의 과제로도 바라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과외 교사는 법적으로 프리랜서·개인사업자로 분류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과외 플랫폼이 정한 규칙과 운영 체계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지적이다. 박 교수는 “현행 제도가 포착하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플랫폼 노동자 보호 체계에 대한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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