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본교 벤처창업지원센터 입주기업 원링크가 K-패션 글로벌 라이브커머스를 위한 해외 인플루언서를 모집했다. 예상을 훌쩍 넘게 다양한 국가에서 지원자가 몰렸다고 한다. K-패션을 향한 세계의 관심이 그만큼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실제로 틱톡과 인스타그램에서 K-패션 관련 해시태그 조회 수는 수십억 건을 넘어섰으며, 단순 트렌드를 넘어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해외 인플루언서들이 한국 패션을 소개하는 숏폼 영상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영향력은 날로 커지고 있다.
그러나 현실의 국내 패션산업은 마냥 낙관하기 어렵다. 내수 시장은 정체되고, 온라인 플랫폼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무엇보다 해외 소비자들은 한국 브랜드 이름 자체보다 ‘K-스타일’이 풍기는 분위기와 감성에 더욱 반응한다. 사람들은 이제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와 경험을 소비하기 시작했고 K-패션 역시 제조업을 넘어 문화 산업의 성격을 함께 갖게 됐다.
이 변화는 창업의 방식도 바꾸고 있다.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는 ‘앙트레프레너십’이 창조적 파괴의 원동력이라고 했다. 기업가를 기존 자원을 새롭게 결합하는 혁신의 주체라고 설명한다. 지금의 K-패션 창업이 꼭 그렇다. 무신사는 플랫폼과 커뮤니티를 결합해 패션 문화 공간으로 성장했고, 젠틀몬스터는 안경보다 공간 경험과 브랜드 감성을 먼저 소비하게 만들며 새로운 시장을 열었다. 과거 유명 브랜드를 따라 하거나 좋은 제품만 만드는 방식으로는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운 시대가 된 것이다. 오히려 인공지능, 디지털 플랫폼, 콘텐츠 감각, K컬처 경험을 연결하는 새로운 접근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작은 브랜드라도 독창적인 스타일과 콘텐츠를 갖춘다면 세계 시장과 직접 연결될 수 있는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그렇다면 패션산업 예비창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디자인 역량은 기본이고,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를 읽는 감각과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하는 능력도 필요하다. 세계 시장의 트렌드를 선도하는 청년 세대에서도 브랜드의 역사보다 새로운 감성과 이야기, 소비자가 공감할 수 있는 경험이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K-패션의 다음 기회는 더 많은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세계가 공감할 스타일 경험을 설계하는 청년 창업가의 손에서 열릴 것이다.
정욱환(글로벌패션산업학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