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공원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정부가 주택난의 해법으로 용산어린이정원 일대에 청년을 위한 대규모 임대주택단지를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다. 그러나 당장에라도 청년 주거난이 해소될 것처럼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는 공수표를 날리는 것이 과연 올바른 해법인지 의문이 든다.
정부가 청년 주거난 해소 방안으로 주택 공급을 내세우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5년까지 2만 6천 가구가량의 청년안심주택이 공급됐다. 2025년 8월에는 임대주택 공급 비율을 기존 8%에서 10%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꾸준히 공급 확대 정책이 추진돼 왔음에도 정부의 해법은 다시금 ‘주택 공급’으로 수렴하고 있다.
물량 공세가 가장 손쉬운 해법인 탓일까. 청년의 소득 수준과 주거비 부담, 임대차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문제까지 제도적으로 해결하기에는 고려해야 할 변수가 무수히 늘어난다. 반면 주택 공급은 시일이 걸리더라도 공급 목표치를 설정하고, 시장 기능을 크게 훼손하지 않으면서 주거비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인 것이다. 주택 공급 수로 정책의 성과를 가시화할 수도 있으니 일석이조가 아닐 수 없다.
정작 청년의 주거 환경은 도외시되고 있다. 청년이 주거지를 옮긴 후 이를 행정기관에 신고하는 전입신고조차 불가능한 것이다. 본지 취재 결과 임대인이 전입신고를 하지 않는 조건으로 임대료를 낮춰주는 사례가 확인됐다. 당장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자신의 권리를 포기하도록 요구받는 현실은 청년 주거 환경의 취약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청년에게 집은 단순히 머무는 공간에 그치지 않는다. 주거비 부담을 감당하며 삶을 꾸려가는 기반인 동시에, 자산을 형성하고 경제적 자립으로 나아가기 위한 발판이기도 하다. 청년 주거 환경의 토대부터 점검하고, 청년이 실제로 어떤 환경에서 안정적인 주거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지 면밀히 살펴야 한다.
청년들은 이미 너무 많은 것을 포기하며 살아가는 중이다. 이제는 ‘살 집’을 늘리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집’을 만드는 데까지 나아가야 할 때다.
유가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