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학생자치기구 감사 결과가 공개됐다. 올해 감사에서는 주의 29건, 경고 11건이 집계되며 총 13개 트랙·학과(부) 학생회가 징계 대상이었다. 이례적으로 수치가 치솟았던 지난해의 주의 85건, 경고 3건과 비교하면 감소한 수치다. 하지만 주의 15회에 경고 0건이었던 이전의 흐름까지 함께 돌아보면 마냥 반가워할 수만은 없는 결과다.
이번 감사 결과에 대해 중앙감사위원회는 학기 초 대규모 행사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감사 지침 숙지가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단위별 학생회 역시 행사 등 운영 과정에서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고 답했다. 감사 관리 주체인 총대의원회(이하 총대)는 전체 학생자치기구를 대상으로 2학기 사업 시작 전 감사 OT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학생회와 감사 관리 주체가 차후 감사에서 교육 활성화와 체계 정비를 약속했다는 점을 떠올리면, 올해 감사 결과는 그 약속이 아직 제자리에 머물러 있음을 보여준다. 감사가 매년 같은 잘못을 찾아내는 데 그쳐서는 안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감사는 운영이 투명성을 점검하고 바로잡아 다음 운영에 반영하기 위한 장치다. 유사한 문제가 반복된다면 감사 관리 주체와 학생회 모두 지난 경험을 되짚어봐야 한다.
감사가 이뤄지는 체계와 과정부터 짚어야 할 시점이다. 감사의 기준과 절차를 규정하는 감사시행세칙은 ‘2024학년도 하반기 2차 정기 대의원총회’를 통해 개정된 바 있다. 기존에는 경고 1회 시 해당 항목의 학생회비 전액을 환불했으나 경고 2회부터는 1%를 환불하고 이후 경고가 1회 늘어날 때마다 환불액을 2%씩 늘리는 방식으로 완화됐다. 책임을 완화한 만큼 교육으로 보완했어야 하지만, 본지 취재 결과 일부 학생회장은 감사 교육이 충분하지 않았거나 한 차례에 그쳤다고 답했다. 심지어 재선거 단위에서는 감사 OT조차 진행되지 않은 사례도 확인됐다.
운영 과정에서 실수가 발생하는 것 자체를 비난할 수는 없다. 다양한 사업과 공약을 추진하는 동시에 복잡한 회계·감사 기준까지 모두 숙지해 실수를 피하기란 쉽지 않을 테다. 그러나 학생회는 학생들이 납부한 회비를 집행하고 학생들을 대표하는 권한을 위임받은 조직이다. 실수가 발생했다면 이를 개인의 경험으로 끝내지 않고 다음 학생회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남기는 것 역시 책임이다.
지난해 개선을 이야기했다면 올해는 그 결과를 보여줄 차례다. 단위별 학생회는 한 해의 시행착오를 다음 학생회의 밑거름으로 전하고 총대는 매년의 감사가 교본으로 축적될 수 있도록 하는 편이 좋지 않을까. 감사가 매년 잘못을 세는 일이 아니라, 학생자치가 한 걸음씩 나아갔음을 보여주는 기록이 되기를 바란다. 학생자치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이제는 각 주체가 스스로 답을 찾아야 할 때다.
김혜윤 편집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