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청년들의 창업 도전 열기가 뜨겁다. 2021년 중소벤처기업부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청년 창업 기업은 15만 2천여 개로 전년 대비 18.7% 증가했다. 하지만 창업은 아이디어를 실현시키는 과정인 만큼 여러 난관이 반복된다. 이를 극복하고 작은 아이디어를 실제 사업으로 발전시켜 창업을 이뤄낸 사람이 있다. 바로 본교 동문이자, '스캡쳐'의 대표 최용석(28)이다. 스캡쳐는 이용자의 스포츠 경기 영상을 촬영하고 주요 장면을 요약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풋살 경기장 32곳과의 협약으로 약 3만 명의 이용자를 확보 중이다. 이제 스캡쳐는 풋살을 넘어 테니스, 빠델 등 다양한 스포츠로 영역을 넓혀나간다. 사소한 아이디어를 자신만의 사업으로 완성시킨 최 대표의 여정을 지금부터 따라가 보자.
김산 기자
우연한 발견이 만든 변화
어린 시절 최 대표는 친구들과 축구를 즐겨 했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축구 선수로도 활동했지만 현실적인 이유로 프로 선수로의 도전을 이어가지는 않았다. 이후 남들과 마찬가지로 안정적인 취업을 위해 한성대학교 컴퓨터공학과에 진학했다.
“어렸을 때 친구들과 학교에서 자주 축구를 했어요. 초등학생 때까지는 프로 선수를 꿈꾸기도 했었죠. 하지만 스스로 프로 선수로 성공 할 수 있을까라는 의심이 있었어요. 선수를 그만둔 후로는 취미로만 즐기고 있죠.”
단순히 안정적인 취업을 목표로 하던 최 대표의 삶에 변화의 바람이 불어왔다. 직접 개최한 교내 풋살 대회가 출발점이었다. 대회를 운영하던 최 대표는 자신의 경기 영상을 촬영하고 SNS에 공유하려는 참가자들을 마주했다. 그는 번거롭게 영상을 직접 촬영해야 하는 참가자들의 불편을 해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캡쳐 아이디어의 첫걸음이었다.
“대학에서 대회를 직접 열며 참가자들이 어떤 부분을 불편해 하는지 가까이서 볼 수 있었어요. 운동 영상을 남기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촬영과 편집 과정을 줄여주는 서비스의 필요성을 느꼈죠. 그래서 구장 안에 ‘인생네컷’을 설치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 가 떠올랐어요.”
최 대표는 아이디어를 실제 서비스로 구현하기 위해 함께 활동하던 ‘한성대학교 멋쟁이사자처럼’ 등의 창업동아리 구성원과 팀을 꾸렸다. 풋살을 함께 즐기며 취미를 공유하던 친구들과 취미를 사업으로 성장 시키고 싶다는 일념 하에서였다. 그렇게 최 대표는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냥 한번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됐어요. 동아리에서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의 일환 정도로 생각했죠.”
스캡쳐는 일반인이 경기 영상을 손쉽게 기록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프로 선수들은 촬영 인력이나 전문 분석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일반인이 같은 방식으로 영상을 기록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경기장에 AI 카메라를 설치해 별도의 촬영 장비 없이도 경기 영상을 남길 수 있는 방식을 구상했다.
“프로 선수를 대상으로 촬영하거나 분석 해주는 서비스는 많아요. 코치나 전문 분석관의 도움도 받을 수 있죠. 하지만 일반인이 그런 비용을 내면서 이용하기는 어렵잖아요. 그래서 일반인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면 어떨까 생각했고 분석보다는 콘텐츠에 초점을 맞췄어요. 동료들과 AI 알고리즘을 통해 경기 영상을 분석하고 주요 장면을 자동으로 하이라이트로 추출하는 기술을 실현하려고 했어요.”
초기 서비스를 구현하는 과정에서는 기술과 현장 운영 모두에서 시행착오를 겪었다. AI 모델이 경기의 주요 장면을 정확히 구분하지 못해 두 시간가량의 경기 영상에서 슈팅과 패스, 태클 등 지나치게 많은 장면이 하이라이트로 추출되기도 했다. 이용자가 원하는 장면을 찾기 어렵다는 문제가 생기자 최 대표는 장면을 구분하는 데이터를 직접 분류하고 모델을 반복해서 학습시켰다. 경기장마다 다른 촬영 환경에 대응하는 작업도 필요했다.
“처음에는 하이라이트라고 볼 수 있는 장면을 최대한 많이 추출했어요. 그런데 두 시간짜리 경기에서 영상이 너무 많이 나오니까 오히려 원하는 장면을 찾기 어려웠죠. 어떤 장면이 실제로 의미 있는 하이라이트인지 기준을 세우고, 데이터를 직접 분류해 AI 모델을 계속 학습시켜야 했어요. AI를 활용한다고 바로 원하는 결과가 나오는 건 아니 더라고요.”
최 대표는 구상한 초기 모델을 교내 풋살 대회에 곧바로 적용했다. 이후 이용자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이 꾸준히 이어지면서 사업화 가능성을 확인했다. 처음에는 기술 구현과 영상 제공에 집중했다. 하지만 이용자들이 돈을 받고 판매하는 영상 콘텐츠에도 구매 수요가 나타나는 것을 본 최 대표는 이를 지속 가능한 사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이에 동아리 프로젝트로 시작한 서비스를 창업으로 이어가기로 결심했다.
“초기 모델을 대회에 적용해 봤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어요. 인스타그램에 스캡쳐를 통해 얻은 영상을 직접 게시하는 사용자가 많아졌어요. 사업자 등록도 하기 전에 실제로 수익이 발생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업화가 가능할 거라는 들었어요. 단순히 만들어 보는 데서 끝내지 않고 계속 운영해 보고 싶었죠.”
창업을 결심한 최 대표는 초기 모델을 곧바로 정식 사업으로 발전시켰다. 스캡쳐를 창업한 이후에는 예비창업패키지와 청년 창업사관학교 등 정부 지원사업에 참여하고 대학 내의 창업 지원 공간과 프로그램도 활용했다. 창업 공간과 개발에 필요한 인프라 등 지원받은 자원을 바탕으로 서비스 개발을 이어가며 AI 모델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 경기 영상에서 주요 장면을 구분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직접 분류하고, 이를 학습 데이터로 활용해 모델을 반복해서 개선했다.
“AI 모델은 처음 만들었다고 끝나는 게 아니에요. 실제 경기 영상을 확인하면서 어떤 장면을 제대로 잡아내고, 어떤 장면을 놓치는지 계속 살펴봐야 하죠. 필요한 데이터를 직접 분류해 학습시키고, 결과를 확인하면서 모델을 반복해서 업데이트를 했어요. 지원사업을 통해 사업 지속 기반을 마련하는 동시에 기술도 계속 발전시켜 나갔죠.”
서비스가 자리를 잡으면서 스캡쳐의 이용자도 약 3만 명으로 늘어났다. 별도의 촬영 장비 없이 경기 영상을 받아 볼 수 있다는 점이 호응을 얻었다. 홍보는 공식 인스타그램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이용자가 자신의 경기 영상을 SNS에 공유하면서 스캡쳐의 서비스가 자연스럽게 알려졌고 이를 본 경기장 운영자가 도입을 문의하기도 했다.
“직접 광고비를 투자해 홍보하기 보다는 이용자가 자신의 경기 영상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면서 자연스럽게 알려지는 경우가 많아요. 경기장 운영자가 그런 게시물을 보고 연락을 주시기도 하죠.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더 많은 경기장에 서비스를 제공할 기회도 생겼어요.”
그러나 사업을 확장해 나가는 과정에서 어려움도 동반됐다. 바로 카메라 설치부터 영상 처리, 서버 운영 등에 필요한 유지비용이었다. 이용자가 늘어날수록 더 많은 경기장을 관리해야 했지만 신생 기업이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최 대표는 서비스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하는 동시에 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했다.
“처음에는 서비스를 만드는 데만 집중하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실제로 운영해 보니 카메라 설치비부터 서버 유지비까지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들더라고요. 서비스를 계속하고 싶어도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면 멈춰야 하잖아요. 일단 살아남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최 대표는 정부와 대학의 창업 지원을 활용해 초기 사업 자금을 확보하는 한편,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줄이는 데 주력했다. 특히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기장이 늘어날 때마다 서버 유지 비용이 증가하지 않도록 AI 영상 처리 모델을 경량화했다. 직접 맡았던 카메라 설치와 유지보수도 전문 업체에 맡기는 방식으로 변경해 운영 부담을 크게 줄이기도 했다.
“초기에는 일단 버틸 수 있는 자금을 확보하는 게 중요했어요. 그렇다고 경기장이 늘어날 때마다 서버 유지 비용도 계속 증가하면 사업을 유지하기 어렵잖아요. 그래서 구장이 몇백 개가 되더라도 비용이 많이 발생하지 않도록 내부 인프라를 경량화하는 데 신경 썼어요."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용기
최 대표는 처음부터 큰 목표를 설정하기보다 작은 시도부터 시작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최 대표 역시 처음부터 창업을 목표로 회사를 세운 것은 아니었다. 풋살 대회에서 서비스를 시험하고 이용자들의 반응을 확인한 뒤 사업화를 결정했다. 그는 서서히 경험을 쌓으며 가능성을 확인해 보라고 권했다.
“대부분 큰 목표를 잡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아요. 일상에서 불편했던 점이나 개선하고 싶었던 점을 파악하고 차근차근 시도해 보는 습관을 들여보는 것을 적극 권장하고 싶어요.”
최 대표는 창업에 관심 있는 학생들에게 대학이 제공하는 지원 사업과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작은 창업 동아리에서 시작해 창업 공간과 캠퍼스타운 사업을 거쳐 창업을 해낸 스캡쳐처럼, 대학의 인프라는 창업 아이디어를 실제 서비스로 발전시키는 발판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창업을 희망하고 있다면 정부나 대학에서 진행하는 창업 지원 사업에 적극 참여했으면 좋겠어요. 이를 통해서 시작하기 어려운 창업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죠. 대학이라는 공간에서 창업하면 밖에서 완전히 혼자 시작하는 것보다 수월해요. 대학생 신분으로 지원받을 수 있는 것도 많고 학교 안에서 같은 팀원을 찾을 수도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