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화정> 영어로 세계를 만나고, 우리를 발견하다 (한성대신문, 626호)

    • 입력 2026-10-1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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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6-10-1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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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에서 길을 묻는 외국인 여행객, 고궁에서 한국의 역사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 이제 이런 풍경은 우리 일상 곳곳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예전에 우리가 팝송과 영화, 뉴스와 책에 담긴 영어를 통해 세상을 배웠다면, 이제는 한국의 음악과 음식, 역사에 매료되어 찾아오는 외국인들에게 우리의 이야기를 영어로 들려줄 차례이다.

누군가에게 우리의 문화를 영어로 소개하는 경험은 흥미롭다. 평소 당연하게 쓰던 말도 다른 문화권 사람에게 설명하려면 그 의미를 깊이 되새겨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국 고유의 정서인 ‘정’을 영어로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단순히 비슷한 단어를 찾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결국, 우리는 ‘정’이 쓰이는 맥락과 인간관계, 일상의 모습까지 돌아보게 된다. 이 과정에서 다른 문화를 이해하려고 배웠던 언어가 오히려 우리에게 익숙한 문화를 새롭게 발견하도록 도와준다.

영어 학습은 단어와 문법을 익히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학생들은 다양한 문화를 접하고, 토의하며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서로의 생각과 경험을 나누면서 사고의 폭을 넓혀 간다. 함께 음악을 듣거나 게임을 하고, 일상을 나누는 활동 속에서 실수에 대한 두려움을 덜고 수업에 즐겁게 참여하게 된다. 이처럼 흥미로운 경험 속에서 영어를 직접 사용하며 자신감을 키우게 되고, 교수자 역시 학생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경험을 공유하며 함께 성장한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일상화된 시대에도 여전히 자신의 생각을 전하고 상대의 마음을 이해하는 일은 우리의 몫이다.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다른 사람과 만나고, 서로 다른 문화와 관점을 이해하며 소통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생각의 폭을 넓혀 가는 일이다. 그러므로 영어 공부가 단순히 시험과 취업을 위한 준비에만 머물지 않기를 바란다.

좋아하는 영어 노래 한 곡에서 시작된 호기심이 새로운 문화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고, 서툴게 건넨 영어 한마디가 뜻밖의 인연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영어로 세계를 배우던 우리는 이제 우리의 이야기를 세계와 나누고 있다. 그 만남 속에서 우리의 영어 실력도,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도, 우리 자신도 함께 성장하게 될 것이다.

심경미(상상력교양대학 기초교양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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