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문화에 대해 소개해보라고 한다면, 어떤 것들을 이야기할 것인가?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우리에게 한국 문화는 너무나 익숙하다. 늘 글로 배우고 귀로 들으며 몸으로 느껴왔기에, 누군가에게 따로 설명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그래서 ‘한국 문화를 소개한다’는 말이 처음에는 조금 낯설게 느껴졌다.
지난 9월 14일부터 18일까지 일본 삿포로에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이 주관하는 K-컬처 행사에 참여했다. 한국화, 한국무용, 뷰티, 시각디자인 등 4개 전공의 한성인들이 각자의 전공을 통해 한국 문화를 현지 시민들에게 소개하고 체험하게 하는 자리였다.
디자인을 전공하는 나는 전통 관모 페이퍼크래프트와 전통 문양 열쇠고리 체험을 준비해 제작 방법과 한국적인 요소를 설명했다. 일본어가 능숙하지 않아 긴장했지만, 참가자들은 서툰 설명에도 귀 기울여 주었고 함께 만들며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특히 기억에 남는 참가자는 한 할아버지였다. 삿포로 맥주 축제에서 우연히 한국인 친구를 사귄 뒤 한국을 좋아하게 되었다는 분이었다. 행사장의 모든 부스를 찾아 체험하셨고, 한국무용 공연을 보며 눈물까지 흘리셨다. 다음 날 다시 행사장을 찾아와 학생 한 명 한 명과 눈을 맞추며 서툰 한국말로 감사 인사를 건네는 모습은 서울에 돌아온 뒤에도 마음에 남았다.
익숙해서 특별하게 생각하지 못했던 한국 문화가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경험이 되고 오래 기억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문화교류의 시작은 자신이 알고 있는 문화를 한 사람에게 보여주고 함께 경험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일지도 모른다.
전공과 표현 방식은 달랐지만, 한국을 소개한다는 목표는 같았다. 다양한 전공을 통해 한국 문화의 여러 모습을 한자리에서 보여줄 수 있었고, 나 역시 디자인을 통해 한국의 전통과 아름다움을 다른 나라의 사람들에게 소개할 수 있어 의미 있었다.
한국 문화를 소개하기 위해 삿포로에 갔지만, 우리가 전한 것은 문화에 대한 설명만은 아니었다. 직접 보여주고 함께 만들며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 과정에서 문화가 사람과 사람의 마음을 이어주는 다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했다. 각자의 전공으로 문화를 나누었던 이번 경험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서지민(ICT 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