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의 시작인 월요일 아침, 나는 강의실에 도착했다. 나는 먼저 도착해있던 사람을 향해 눈을 데구루루, 앞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람을 향해 눈을 데구루루, 교수님이 언제 오실까 복도를 향해 눈을 데구루루. 아마 내 몸의 기관 중 가장 피곤하게 일하는 것은 바로 눈일 것이다. 나는 하루에도 수없이 남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언제부터인가 이상한
8월 13일, 24일에 진행된 한성인재장학금 관련 총학생회 간담회. 양일 모두 학생들의 참여는 전혀 없었다. 총학생회장은 방학임을 고려해 SNS로 한성인재장학금 관련 의견을 받기도 했지만, 채 10건이 되지 않았다. 과연 말 많던 학생들은 어디로 갔는지…. ...
올해 초 제주도에서 500명이 넘는 예멘인들이 대거 난민 신청한 사건을 계기로, 국내에서도 난민 문제가 일반인들의 주요 관심사 가운데 하나가 됐다. 난민 수용 찬성자와 반대자들이 거리로 나와 대규모 집회를 열기도 했고, 청와대 게시판에 ‘제주도 불법난민 신청 문제에 따른 난민법, 무사증 입국, 난민신청허가 폐지/개헌’ 청원도 올라왔다. 청와대
길다면 길고 짧다면 또 짧은 2개월간의 여름방학도 어느덧 과거형이 됐다. 개강을 맞이하는 대학생들이 그러하듯, 나 또한 아쉬우면서 허탈한 감정을 느낀다. ‘특별히 한 것도 없는데…’ 이런 생각이 스스로를 자책과 회의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으려는 찰나, 문득 무언가가 떠올랐다. ‘그러고 보니까 나, 일도 했고 자전거도 탔잖아?’ 이번 방학의 8할을...
지난 23일, 우리나라는 태풍 솔릭으로 한바탕 떠들썩했다. 수도권을 강타할 것이라던 당초 기상청의 예측과는 달리, 솔릭은 제주도 상륙 이후 강도가 약해지면서 별 탈 없이 한반도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네티즌들 사이에서 솔릭을 두고 갑론을박이 오고 갔다. 큰 말썽 없이 태풍이 지나가서 다행이라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과잉대응으로 인한...
장수풍뎅이, 사슴벌레와 같은 탈피동물은 몸이 성장해 감에 따라 자신의 껍데기를 벗는다. 장장 몇 시간에 걸쳐 이루어지는 이 과정은 매우 고되다. 심지어 탈피 중간에 여력이 다해 그대로 죽는 경우도 왕왕 있을 정도다. 또 탈피를 무사히 완료했더라도, 새 껍데기가 단단해지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위험에 노출되기도 한다. 말하자면 ‘탈피’는...
학생A는 너무나도 좋아하는 동기가 있었다. 꽃처럼 활짝 핀 그녀의 미소가 시도 때도 없이 떠올랐다. 그러나 소심한 그는 선뜻 다가가지 못했다. 어느새 그녀의 옆에는 다른 남자가 생겼다. 같이 등교하는 둘을 볼 때면 살랑살랑 불어오는 봄바람이 A의 살을 파고들었다.학생B는 한 눈에 반한 동기가 있었다. 그는 동기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갔고 개강 후...
을 담당하고 있어서인지 학생들이 좋은 책 고르는 법을 묻곤 한다. 책을 고르는 법을 고민하다가 좋은 책을 만나는 것이 친구를 사귀는 것과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많은 사람을 만나지만 모두 친구가 되지 못하듯 책 또한 그렇다. 나 역시 수많은 책을 읽었지만 몇 권의 책들이 나의 책이 되었을 뿐이다. 그 책들은 재미와 의미가 각각 달랐다....
최근 국세청이 대학축제 기간 동안 주류 판매를 자제하라는 공문을 각 대학에 송부했다. 대학축제 기간에 관습적으로 성행했던 ‘학과 주점’을 주세법에 따라 엄격하게 다스리겠다는 것이다. 무허가업체가 노상에서 술을 파는 행위는 엄연한 불법이므로, 국세청은 그동안 행해진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는 것일 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한창...
우리학교의 교육 비전은 ‘서울의 CENTER 상상력 인큐베이터 한성대학교’다.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창의력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교육목표다. 실제로 산학협력, 해외 인턴십 프로그램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과 정책이 시행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 대부분은 타 대학에도 존재하므로 ‘상상력’을 강조하는 한성대학교만의 장점이라고 말하기는...
학생들을 가르치다보면 유독 마음에 남는 작품이 있는데, 20세기 미국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Robert Frost)의 “담장 수리(Mending Wall)”라는 시가 그 예이다. 봄이 되어 겨우내 얼었던 땅이 녹으며 돌로 쌓은 담장 여기저기에 균열이 생기자 이웃과 함께 수리를 하는 어느 남성의 이야기이다. 화자는 “뭔지 담장을 좋아하지 않는 게 있어”라는 말을 두...
부푼 꿈을 안고 학보사에 입사한 지 어느덧 1년하고도 3개월이 흘렀다. 처음 학보사에 지원한 것은 순전히 고등학생 시절, 드라마에서 본 학보사의 모습 때문이었다. 독립된 개인 공간이 있는 사무실, 애플사 컴퓨터 앞 아기자기하게 꾸민 책상, 회의실에서 빔프로젝터로 회의하는 모습, 훈훈한 편집국장 선배, 츤데레같은 입사 동기… 이보다 완벽한...
지난 4월 27일, 한 편의 낭보가 알려졌다. 이날 진행된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한국전쟁의 종전을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약 70년간 이어진 전쟁이 마침내 끝을 보이려 하는 것이다. 이는 매우 고대했던 상황이고,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에 따른 대중 의 반응을 보면 아직 우리는 이러한 상황을 맞이할 준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