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불씨를 지켜야한다 (한성대신문, 562호)

    • 입력 2020-1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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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1-11-09 14:52



지난 3년간 학생사회는 학생회에 큰 관심이 없었다. 학내에서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학생회가 개최했던 간담회에는 학생 참석률이 0%에 가까웠다. 오프라인으로 나오기 부담스러운 학생을 위해 만든 온라인 창구에도 건의사항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학생의 무관심에 학생회는 여론을 읽기 힘들었다. 학생이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없어 명확한 행동도 취할 수 없었다.

커뮤니티에 간간이 올라오는 글을 보면 학생회에 대한 불만만 있을 뿐 개선하기 위한 의견은 거의 없다. 제 35대 총학생회 ‘한결’이 당선된 후 학생과 학생회 간의 간담회는 공식적으로 폐지됐다.

올해는 좀 달랐다. 뜻밖의 재난 상황이 학생과 학생회를 하나로 뭉치게 만들었다. 학생은 학생회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고,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학생의 의견을 받기 위해 총학생회가 진행한 설문조사에는 천 명이 넘는 학생이 참여했다.

7차에 거친 간담회, 등록금 반환을 위한 외부활동, 설문조사 등 총학생회도 이전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학내 커뮤니티에는 총학생회의 행보에 관심을 갖는 학생의 반응으로 가득 찼다. 과거에는 총학생회가 올린 게시물에 별다른 댓글이 없었지만, 올해 들어 이전에는 보기 힘들었던 격려의 댓글이 조금씩 올라오기 시작했다.

학생의 관심에 힘입은 학생회는 학내 갈등을 줄이는데 큰 역할을 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산 이후 시험이 있을 때마다 교수와 학생 사이에서는 오프라인 시험 진행 방식에 대한 의견 충돌이 있었다. 학부(과) 및 단과대학 학생회는 대면 시험 진행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다수의 학생이 설문조사에 참여한 덕분에 학생회는 시험을 온라인으로 진행하도록 교수를 설득할 수 있었다.

학내 커뮤니티의 반응과 높은 설문조사 참여율이 보여주듯 학생회에 대한 학생의 관심은 활활 타오르는 불꽃과 같이 뜨겁다. 제 36대 총학생회 ‘EASY’의 어깨는 매우 무겁다. 뜨거운 관심을 계속 유지해야할 막중한 임무를 지녔기 때문이다. 불은 한번 꺼지면 다시 붙이기 어렵다. 총학생회는 관심의 불씨를 지켜내야 한다.

최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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