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학송> 한성대신문사를 떠나, 다시 한 명의 독자로 (한성대신문, 579호)

    • 입력 2022-06-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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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2-06-07 00:23

‘한성대신문사는 학생의 눈이자 귀가 돼야 하는 대학언론의 정도를 걸으며, 학생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나아가 대학사회의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지난 <한성대신문> 574호의 새내기 기획 기사에서 인터뷰한 내용 중 하나다. 본인은 임기를 마치는 지금까지, 학생이 ‘알아야만 하는’ 정보를 기사로 담아내는 것을 제1순위로 삼아 불철주야 달려왔다. 그러나 편집국장으로서 발행한 11번의 신문이 학생의 눈과 귀가 되고 그들의 알 권리를 보장했는지, 대학사회의 민주주의를 수호했는지 판단하는 것은 이제 오직 독자의 몫이다.

언론의 신경이 가장 쏠리는 부분은 어디일까. 단연 ‘독자’라 말하고 싶다. 이종태 <시사IN> 제8대 편집국장은 ‘제일 무서운 것은 정치·경제 권력이 아니라 독자’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대학언론의 독자는 누구일까. 학내구성원부터 지역사회 주민, 나아가 전국에 있는 모든 대학생과 청년을 포함한다. 그러나 대학언론이 주목해야 할 진정한 독자는 ‘학생’이다. 학보사의 존재 이유가 학생이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대학언론을 구성했으며, 학생을 대신해 목소리를 냈다. 학생을 지키기 위해 탄생한 것이 바로 학보라는 말이다.

그 맥을 이어받아, 여전히 학보사의 기자들은 학생 신분으로 대학본부와 학생회에 척을 지는 일을 몸소 나서서 굳이 도맡는다. 일반 학생들의 알권리를 위해 주야를 불문하고 신문발행에 목을 맨다. 이따금 교수와 동기들에게 ‘누가 알아준다고 그렇게까지 하냐’는 등의 쓴소리를 들어도 개의치 않는다. 모든 것은 기자라는 ‘사명감’에서 나온 힘이자 독자에 대한 ‘책임감’일 것이다.

독자들에게 단 하나, 적극적인 소통을 당부한다. 학내 커뮤니티를 보면 대학본부나 학생자치기구에 대한 불만 글이 하루가 멀다 하고 게재되고 있으며, 많은 학생의 공감을 사곤 한다. 그러나 본사로 접수된 제보는 그에 비해 현저히 적은 실정이다. 학생이 기댈 수 있는 마지막 소통의 창구인 대학언론에 기대는 이가 없어 안타까울 뿐이다.

학생이 읽지 않는 학보는 필연적으로 무너지기 마련이다. 대부분의 출판물이 그렇듯, 기사 역시 독자가 읽으므로 완성된다. 본인은 비록 기사에 대한 날 선 피드백일지라도 반가웠다. 때때로 그저 ‘읽었다’는 이야기도 힘이 됐다. 취재의 깊이나 기획력에 대해 칭찬을 받았다며 뿌듯함을 느끼는 기자들을 보면, 발행 기간 쌓였던 모든 피로가 눈 녹듯 사라지곤 했다. 이렇듯 독자란 학보사 기자에게 상상 이상으로 힘이 되는 존재다. 무심코 지나쳤던 신문을 읽어보는 것이 어떨까. 때로는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마지막 장에 도착해 있을 것이다.

인생을 하나의 장편소설이라 하면, 한성대신문사에 몸담았던 순간은 하나의 문장과 같다. 어쩌면 순식간에 읽힐지도 모르는 짧은 문장과도 같은 시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음에 감사할 뿐이다. 또한 한성대신문사의 기자로서, 그리고 편집국장으로서 살아갔던 경험을 내 삶의 이야기 속에 녹여낼 수 있음 역시 영광이다. 본인은 이제 앞으로 발행될 모든 <한성대신문>을 기대하며, 지난 2년의 페이지를 넘긴다. 한성대학교의 학생이자 일원으로 돌아가 <한성대신문>의 독자로서 함께하겠노라 약속한다.

신혜림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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