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기숙사 불만 지속··· “적극 검토해 반영하겠다” (한성대신문, 580호)

    • 입력 2022-08-2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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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2-08-30 15:17

▲상상빌리지 재활용장 수거함 속, 다 마신 맥주캔이 있다. [사진 : 이준혁 기자]

기숙사 입주생(이하 기숙사생)을 중심으로 본교 기숙사 내 다양한 사안에 대한 불만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조사 결과 기숙사생들과 일부 학생들은 ▲기숙사 내부 규정 관련 사항 ▲취사 시설 미비 ▲시설 낙후 등을 대표적인 어려움으로 손꼽았다. ‘기숙사 내부 규정 관련 사항’ 및 ‘취사 시설 미비’는 상상빌리지를 포함한 모든 기숙사가 공통으로 지닌 문제점이며, ‘시설 낙후’의 경우 상상빌리지는 거의 해당하지 않았으나 우촌학사와 삼선학사 거주자에게 두드러지게 토로되는 고충이다. 이러한 의견에 대해 대학본부 측은 검토 후 가능한 부분에 한해 개선해 나가겠다는 긍정적 입장을 표했다.

기숙사 내부 규정은 엄격히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성대학교 생활관 홈페이지에 게시된 ‘생활관 내 음식물 반입 및 취식금지 안내’의 ‘라’항은 ‘주류(빈병 포함)의 반입 및 음주 금지’를 명시하고 있다. 해당 규칙을 위반한 기숙사생의 경우, 벌점 20점 부과로 강제퇴사 조치가 이뤄진다. 더불어 ‘상벌규정’ 속 ‘벌점 기준표’를 살펴봐도 생활관 내에서 음주 및 주류를 보관한 자는 강제퇴사 대상이다. 하지만, 지난 22일 상상빌리지 재활용장 수거함에서는 실내 음주가 의심되는 정황이 확인됐다. 다수의 빈 맥주캔이 발견된 것이다.

실제 상상빌리지에 거주하고 있는 학생들의 증언은 음주 관련 규정 위반이 대수롭지 않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강연우(ICT 1) 학생은 “분리수거장에서 쌓여 있는 맥주캔을 직접 목격한 적 있다”며 “주위 기숙사생들에게 전해 들었을 때도 술을 꽤 자주 마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학생들의 목격에 따르면, 외부인 숙박이 금지된 기숙사의 규정 역시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외부인 숙박은 기숙사생의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로, 지난 9일 상상빌리지 행정실에서도 외부인을 숙박시킨 자는 벌점 20점 부과로 강제퇴사 조치가 이뤄짐을 안내하는 단체 문자를 발송한 바 있다. 강 학생은 “외부인 숙박의 경우, 꽤 많이 발생한다”며 “기숙사생이 외부인을 기숙사에 숙박시키려고 시도한다면 가능한 환경”이라고 말했다. 우촌학사에 거주했던 이현서(사회과학 1) 학생 역시 “외부인의 출입 통제가 별도로 이뤄지지 않아 출입카드만 소지한다면 누구나 들어올 수 있는 구조”라고 밝혔다.

그러나 외부인 출입을 확인하기 위한 ‘기숙사 출입 시 신분증 검사’나 ‘예고되지 않은 방 점검’ 등의 방식은 사생활 침해의 우려가 있다. 이에 대해 대학본부는 기숙사생의 사생활 보호와 규정 준수 양립을 지향하겠다는 입장이다. 박태민(학생장학팀) 팀원은 “기숙사생들의 개인 생활 역시 존중돼야 하기에 일일이 모든 것을 확인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강제퇴사 이외에 기숙사생들이 경각심을 느낄 수 있는 추가적인 교육 혹은 징계 등을 검토해보겠다”고 전했다.

취사 시설이 미비한 점에 대해서는 다양한 학생들이 불편함을 느끼고 있었다. 현재 상상빌리지의 경우 전자레인지, 인덕션 등이 갖춰진 상태지만 그 수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상상빌리지에 거주하는 익명의 학생은 “전자레인지가 3개만 존재해 대기줄이 생겨 기다리는 시간이 있다”면서 “개수가 늘어나거나 층별로 구비가 된다면 사용이 편리해질 것”이라 예상했다.

반면, 우촌학사 및 삼선학사의 취사실에는 전자레인지만 구비돼 있어 생활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방학을 제외하고 우촌학사에 거주 중인 익명의 학생은 “우촌학사는 학교 내부에 위치한 기숙사가 아니기에 학생식당을 이용하는 것도 어려운 편”이라며 “인덕션 등을 반입할 수는 있지만, 비용이 부담되는 편이라 전자레인지로 취식 가능한 인스턴트 음식을 주로 먹었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삼선학사의 경우 방마다 냉장고가 존재하는 타 기숙사들과 달리 기숙사 내 공용 냉장고만 존재한다는 점에서 학생들은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삼선학사에 거주하는 김지우(문콘 1) 학생은 “삼선학사는 지상 1층부터 3층까지 기숙사생이 거주하지만 지하에 위치한 공용 냉장고를 모두가 사용하고 있다”며 “냉장고 개수가 부족한 것은 물론이고 비교적 많은 구성원이 사용하다보니 관리 역시 어려워 냉장고 자체를 쓰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추가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대학본부 측은 각 우촌학사 및 삼선학사 등 기숙사별로 적절한 지원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2학기에 취사 시설이 미비한 우촌학사에 추가 설비를 계획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환기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논의를 거칠 예정이다. 하지만, 삼선학사의 경우 애초에 건물 구조상 원활한 통풍이 어려워 취사 시설의 지원이 어렵다는 설명을 이어갔다. 박 팀원은 “삼선학사의 경우 취사 공간을 지원하기는 어렵지만 기숙사생들의 음식 보관을 돕기 위해 공용 냉장고의 추가 비치는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우촌학사와 삼선학사의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2019년에 완공된 상상빌리지에 비해 건물 자체가 낙후된 것이다. 우촌학사는 2011년, 삼선학사는 2005년 완공돼 현재까지 기숙사로 운영되고 있다. 이 학생은 “장판으로 된 바닥에 곰팡이가 핀 경우가 더러 있었고, 세면대가 막힌 적도 많았다”며 “기숙사 자체가 오래됐다 보니 나타나는 문제”라고 말했다. 삼선학사에 거주했던 익명의 학생 역시 “에어컨에서 곰팡이 냄새가 심하고, WIFI 공유기는 한 학기 내내 고장 난 상태였다”며 “수리를 꾸준히 요청했으나 답변이 지연돼 곤란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학본부 측은 문제가 있을 시 요구하면 지원 가능한 부분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박 팀원은 “학교 측 역시 요청받은 사안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면서도 “기숙사생들이 청소 등의 시설 관리에 함께 힘써준다면 원활한 기숙사 유지보수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선학사의 경우 기숙사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실제로 생활관 홈페이지 속 ‘시설안내’에서 삼선학사만이 건물 및 방의 내부 구조를 찾아볼 수 없다. 익명을 요청한 학생은 “처음 입주할 당시, 기숙사를 찾는데 어려웠다”며 “기숙사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어 입주 전부터 불안함을 느꼈었다”고 전했다. 대학본부는 해당 사안에 대해서는 학생들이 각 기숙사에 대한 이해가 용이하도록 자료를 보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전반적인 기숙사 사용에 대해 대학본부는 건의사항을 적극 검토해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박 팀원은 “통학이 어려운 학생 대다수가 거주하는 공간인 만큼 기숙사 지원은 항상 진행하고 있으니 거주 학생들 역시 생활하는 방을 자신의 방처럼 아끼며 사용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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