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인사이드> ‘알레르기비염’, 관리가 답이다 (한성대신문, 589호)

    • 입력 2023-05-0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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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3-05-08 00:01

모두가 화사한 봄을 맞이할 때, 고통스러운 이들이 있었다. 시도 때도 없이 코가 가렵고, 재채기가 찾아오는 알레르기비염을 앓는 사람들이다. 알레르기비염 환자는 청년층 사이에서 늘어나고 있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알레르기비염의 의사진단경험률은 남녀 모두 20대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최우리(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내원하는 알레르기비염 환자 중 20대와 30대의 비율이 높다”고 설명했다.

알레르기비염은 왜, 어떻게 발생하는걸까. 알레르기비염은 코점막이 항원*에 과민반응을 나타내며 발생하는 질병이다.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원인인 집먼지진드기, 꽃가루 등의 항원이 코점막의 아래 조직으로 침투하면, 항원이 항원 전달 세포에 의해 림프구**와 상호 작용한다. 이때 림프구의 일종인 ‘B세포’에서 특이 항체인 ‘면역글로불린 E(이하 IgE)’가 만들어진다. 생성된 IgE는 혈액 내에 존재하는 비만세포와 결합하는데, 이 과정을‘감작’이라 부른다.

이후 동일한 항원이 다시 흡인되면 감작됐던 IgE와 결합하면서 비만세포를 자극하고, 자극받은 비만세포는 히스타민 등의 화학 물질을 방출시키는데, 이 물질에 의해 증상과 염증반응이 나타난다. 주연희(경상국립대학교 창원경상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알레르기 유발항원에 감작이 되면 항원 특이 IgE 항체가 다량으로 만들어진다”며 “IgE는 항원에 재차 노출될 때 알레르기 반응이 빠르게 일어나는 역할을 한다”고 전했다. 이에 더해 정선민(한양대학교구리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알레르기비염 환자는 면역체계에서 일반적인 항체 대신 IgE가 항원과 결합해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것이 특징적”이라고 부연했다.

알레르기비염을 방치하면 어떻게 될까? 알레르기비염의 증상은 주로 재채기, 맑은 콧물, 가려움증과 코 막힘이며, 주로 이른 아침에 나타난다. 알레르기비염이 지속되면 흔히 ‘축농증’이라고 불리는 ‘부비동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부비동염은 코 안쪽 빈 공간인 ‘비강’ 주위인 부비동 내부에서의 공기 흐름과 분비물 배출이 원활하지 않아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김동은(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알레르기비염에 의한 코 막힘 증상 등으로 수면호흡장애 등이 발생할 수 있다”며 “알레르기비염은 집중력과 학습 능력의 저하를 초래하고 우울증, 불안증 등 정신과 질환 발생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알레르기비염의 치료 방법으로는 ▲환경요법 ▲약물요법 ▲면역요법 등이 제시된다. 환경요법은 회피요법으로도 불리는데, 이는 증상을 유발하는 항원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는 근본적인 치료법이다. 그러나 이미 증상이 발생했다면 약물치료를 통해 개선해야 한다. 만약 약물치료가 효과를 보이지 않거나 부작용을 보인다면 면역요법을 시행할 수도 있다. 면역요법은 항원 또는 항원과 유사한 물질로 이뤄진 약물을 소량씩 지속적으로 체내에 주입해 일종의 내성을 유도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이는 보편적으로 시행되는 치료법이 아니다. 주 교수는 “면역요법은 금전·시간적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며 “3년 이상 치료해야 하며, 약 7년에서 8년 이후 다시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어 약물치료에 비해 많이 시행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알레르기비염은 완치가 어려운 질병이다. 수술로 코 막힘 등과 같은 증상을 완화할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특정 알레르기 항원에 감작된 상태는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관리를 통한 개선은 가능하기에,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신승헌(대구가톨릭대학교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많은 환자가 증상이 경미하고 오랜 기간 증상이 지속돼 익숙해진 상태로 치료하지 않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민진영(경희대학교 경희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알레르기비염의 치료는 ‘완치’보다 ‘관리’라는 표현으로 설명돼야 옳다”며 “전문의 진료를 통한 정확한 진단으로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차용해 치료하면 충분히 조절할 수 있는 질환”이라고 술회했다.

*항원 : 물질이 체내에 침입한 경우, 면역응답을 특이적으로 유발하는 물질

*림프구 : 백혈구의 한 형태로 면역계를 구성하는 중심 세포

박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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