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재단, 고유목적사업준비금의 행방을 밝히다 (한성대신문, 524호)

    • 입력 2017-06-05 00:10
왜 재단은 건물을 사야했을까
우리대학의 재단법인 한성학원(이하 재단)이 교수협의회(이하 교협)가 제기한 공개질의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380억 원 규모의 고유목적사업준비금(이하 준비금)을 부당하게 사용한다는 교협 측의 의혹은 규정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생긴 오해이며, 실제로 재단은 불합리하게 준비금을 소모할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재단은 우선 어떤 경위로 준비금에 380여억 원의 자금이 설정됐는지를 설명했다. 당시 당진에 있었던 재단의 유일한 수익사업인 한성농장이 정부에 의해 수용되면서 380여억 원의 자금을 확보했으나, 이를 취득하기 위해서는 25%에 가까운 세금을 물어야하는 상황이었다. 따라서 우선적으로 면세의 혜택이 있는 준비금으로 설정을 한 다음, 시간을 두고 이 기금을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었던 것이다. 실제로 이 준비금으로 수익형 사업을 확보하고자 하는 회의가 20여 차례 가까이 있었다. 고유목적사업 이외에 사용된 자금에 가산세를 포함한 과세를 받게 되더라도, 충분히 준비금을 소진한 상태라면 곧장 380여억 원에 과세를 받는 것보다는 절세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당시 재단의 의도였다.
아직 만기가 1년 남아있는 현재, 준비금으로 자금 상황의 악화를 감수하면서까지 수익형 건물을 매입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대학에 준비금을 사용하고 싶어도 사용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는 교육부 규정에 따른 것인데, 그에 따르면 기본재산 확보율이 100%에 미달하는 법인은 기본재산을 처분할 수 없도록 되어있다.
기본재산이란 재단이 보유한 학교의 1년 운영예산으로, 우리 재단을 비롯한 대부분의 사립대학 재단들은 기본재산확보율이 100%에 미달하는 처지다. , 현재 재단의 준비금으로 설정된 금액은 재단이 수익을 얻는 용도의 수익형 기본자산이므로, 기본재산확보율이 100%에 미달하는 우리 재단은 이를 우리대학에 지출하고 싶어도 지출할 수 없는 처지다. 실제로 작년 12월 이사회에서 준비금 중 15천만 원 정도를 우리대학에 전출하고자 했으나, 교육부의 승인이 떨어지지 않아 전입금 지급이 지연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재단이 우리대학에 지급할 수 있는 돈은 380여억 원에 이르는 준비금에서 발생하는 이자, 즉 수익형 기본자산에서 발생하는 수익밖에 없다. 이 와중에 최근 예금이자가 대폭 인하되면서, 작년까지 대략 7억 원 정도로 발생하던 이자 수익이 거의 반토막 나버렸다. 결과적으로 정부의 재정지원제한 해제 조건으로 부여받은 이행과제인 재단전입급 7억 원달성 역시 여의치 않아져버린 것이다.
국내 상황상 당분간 예금이자율이 다시 상승할 여지는 거의 없으므로, 재단 역시 긴급하게 준비금을 수익형 건물 매입에 써야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수익형 건물 구매는 현재 수익형 예금의 형태인 기본자산을 또 다른 수익형 사업으로 전환하는 것이므로 교육부가 승인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재단의 설명에 따르면 현재 수배된 250여억 원 정도의 건물을 매입하면, 매달 임대 수익으로 1억 원 정도를 얻을 수 있을 수 있게 된다. 그러면 재단의 재정상황도 안정될뿐더러, 임대수익도 수익형 기본자산에서 발생하는 수익이므로 자유롭게 우리대학에 전출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이에 따라 가산세를 포함한 상당한 양의 세금을 물어야겠지만, 이미 준비금을 어느 정도 소진했기 때문에 피해액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 재단의 설명이다. 결과적으로 준비금이라는 제도는 재단에게 과세면제의 수단이 아니라, 원활한 재산처분을 위해 세금납부를 잠시 뒤로 미루는 과세이연의 수단이 된 셈이다.
이와 함께 재단은 교협의 공개질의에 대한 답변이 늦은 것에 대해, 관련 사안들이 복잡해 검토하는데 시간이 걸렸다고 답변했다. 우리 재단은 이러한 세무회계를 내부에서 처리하지 않고 전문적인 세무법인에 외주를 맡겨서 처리하는데, 교협 측이 준비금 관련 의혹을 제시하자 이와 관련된 사안들을 재확인하는데 시일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한편으로 지금까지 준비금 사용이 미뤄진 것 역시, 학교법인의 특성상 적합한 건물을 수배하는데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학교법인은 준공공법인의 성격을 가지고 있으므로, 건물에 입주해있는 업종과 권리 관계까지도 모두 고려해 선정해야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재단은 이번 사안에 대해 학교 구성원들에게 이해를 부탁하며 입장표명을 끝냈다.

교수협의회, 기존 방침 유지
교수협의회(이하 교협)는 위와 같은 재단의 입장에 대해 이해는 하지만 교육부 감사는 청구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여건상 수익형 건물을 매입해야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고유목적사업준비금(이하 준비금)이 설정된 이후 일련의 과정이 정녕 정당했는지에 대해서는 시시비비를 가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현재 교수협의회 회장직을 역임하고 있는 고창수(응용인문학부 국어국문) 교수는 준비금으로 설정하면 안 되는 금액을 준비금으로 설정하여 가산세를 물어야하는 상황에 대해 지적했다. 재단의 부동산이 정부에 의해 수용되면서 발생한 막대한 양의 현금을 곧장 법인세를 납부하여 수익형 사업으로 전환했으면 가산세를 물 필요까진 없었다는 것이다. 또한 비록 적합한 부동산을 수배하는 것이 어렵다고는 하나, 300억 원이 훌쩍 넘는 금액이면 충분히 적합한 부동산을 구할 수도 있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또한 해당 건물을 매입해서 빠르게 권리관계를 정리하지 않으면 약속한 7억 원의 수익을 올릴 수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만일 일정에 차질이 생길 경우 재단전입금 7억 원 지급이 지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현재 상황에 이르러 수익형 건물을 매입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상황이 지금에 이르게 된 것에 대해 재단이 마냥 면피할 수는 없다는 것이 교협 측의 입장인 것이다. 교협은 문제의 핵심은 재단 측이 과연 “(준비금을 설정한 이후) 성실하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는가라고 말하면서, 관련된 집행이 정당하게 이루어졌는가에 대해 교육부 감사를 청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벌써 2주기 대학구조개혁 평가가 내년으로 다가온 현 시점에서, 우리학교 구성원들이 어떻게 이 갈등을 봉합하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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